현대기아차, 환율 악재+수입차 공세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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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글로벌 완성차업계 4위로 추락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현대기아차가 환율 악재 및 수입차 공세 등 대내외 변수에 맞닥뜨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653억달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4위를 기록했다. 현재 시총 순위가 가장 높은 완성차 업체는 토요타(1638억달러)이며, 폭스바겐이 1066억달러, 혼다가 678억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등의 환율 악재로 2개월여 만에 4위권으로 밀려났다. 

엔저 현상의 경우 최근 일본 금융정책회의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을 위해 무기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칠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엔화가 떨어질수록 일본차에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되고,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울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차의 수출량(지난해 1∼11월 현대차 수출대수 104만968대 기준)이 약 1만대 감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0년간 원/엔 환율과 현대차 수출 대수를 분석해보면, 엔화 가치가 1% 감소할 때 현대차 수출량도 0.96% 하락한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환율 문제는 회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해외 수출거점에서의 마케팅 전략과 현지 생산 강화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변수와 함께 수입차의 집중공세도 현대기아차로서는 중장기적인 난제로 꼽힌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를 돌파한 반면 현대차그룹의 국내매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작년 내수시장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66만7777대, 기아차는 48만2060대로 전년대비 각각 2.3%, 2.2%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 때문에 사측도 지난해에는 내수시장의 부진을 해외시장의 호조로 만회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FTA 규정에 따라 미국과 유럽산 수입차 관세가 4%로 줄어드는 등 국산차의 가격우위 감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올 초 내수 침체와 수입차 공세 방어를 이유로 들며 주력 차종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강세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1분기 영업실적이 그리 좋지 않을 전망인데, 엔화 약세까지 이어지면 타격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수입차의 적극적인 공세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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