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네거티브 방식' 전환
카드사들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부수업무 규제를 네거티브(원칙적인 허용·예외 금지)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카드사에 대한 적용은 결국 제외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경쟁과 혁신을 통한 금융업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경쟁을 제한하는 금융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경쟁촉진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월 1회 '금융서비스업발전 민관합동 TF'를 운영,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한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쟁촉진을 위해 은행·보험·증권사에 대한 부수업무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카드사에게는 그동안 적용해 온 '포지티브(일부 부수업무 제한적 허용) 방식'을 그대로 적용된다. 막대한 고객 정보를 가지고 있는 카드사가 다른 업종에 진출하면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부수업무 확대를 바라던 카드사들의 바램도 결국 무산됐다.
현재 카드사들이 영위할 수 있는 부대사업은 △통신판매 △여행알선 △보험대리(카드슈랑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 △디자인·상표권 사용 △직원·소비자 대상 금융교육 △지급결제대행업(PG) 등이다.
하지만 올해 초 대규모 카드 정보유출로 텔레마케팅(TM)이 일시 중단된 것은 물론, 고객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금융지주 계열사들의 고객정보 공유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고객 유치도 더욱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카드사들의 경쟁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카드사들도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여신금융전문업법이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뀔 때까지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포지티브 시스템은 창의력을 막아 제한적이고 포지티브 범위로 사업 내용을 공개할 경우 사실상 사업성이 없다"며 "선점효과가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네거티브를 통해 신고를 하게 하되 신고 시에도 준인가, 준허가 차원의 절차를 통해 관리감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