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대기자 4만7천명…대기기간 평균 1년9개월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정부가 서민을 위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최초 입주자가 이사를 가지 않고 계속 거주한 경우가 전체 입주 가구 수의 약 7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임대아파트 입주자 순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이원(새누리당)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뢰해 받은 자료 '공공임대주택의 유형별 계속거주가구 현황'에 따르면 현재 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는 총 57만5626가구이며 이 가운데 최초 입주 후 계속 거주한 가구 수는 전체의 69.1%인 39만7597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1990~1995년까지 입주한 주택 중 최소 20년 이상 거주한 가구 △50년 임대주택은 1900~2000년 사이 입주한 주택으로, 최소 15년 이상 거주한 가구 △국민임대주택과 5년·10년 임대주택은 2009년 이후 입주한 주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형별로 영구임대주택은 전체 입주가구 14만329가구 가운데 계속거주 가구가 8만5806가구로 61.2%에 달했다. 50년 임대도 2만6233가구 중 47.4%인 1만2424가구가 최초 입주 후 계속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자가 가장 많은 국민임대는 28만662가구 가운데 7.16%(27만2556가구)가 준공 이후 계속거주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임대기간이 짧은 5·10년 공공임대는 2만8403가구 중 가장 많은 94.4%(2만6812가구)가 최초 입주 후 입주자 교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임대주택의 계속거주 비율이 74.9%로 근래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91.9%)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고 경기가 73.7%로 그 뒤를 잇는 등 수도권의 장기 거주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공공임대주택의 장기거주자가 많은 것은 공공임대 거주자들이 자력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는 정부의 공공임대 입주자 관리가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임대주택 부적격 적발 건수는 2010년 319건에서 2011년 1249건, 2012년 1704건, 2013년 2624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공공임대아파트 거주자 가운데 일부가 값비싼 외제차나 토지 등 다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단골메뉴다.
때문에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함은 물론, 자격요건에 맞지 않는 사람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일이 없도록 입주자격 요건 등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재 전국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대기자 수는 총 4만7000여명으로, 이들의 공공임대 입주까지 거리는 평균 대기기간은 1년 9개월에 이르고 있다. 인천의 경우 대기기간이 무려 4년 9개월에 달하고, 경기 역시 2년 9개월이 걸린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 영구임대, 국민임대 등 공공임대주택과 매입·전세임대 주택 거주자에 대한 소득·자산기준을 마련,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입주자는 퇴거 조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노근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사회보조계층, 기초생활수급자, 사회초년생 등 서민주거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으로, 공급순환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다양한 입주 대기자들에게 거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