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가속화된 강달러 흐름이 주 초반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오는 19일 새벽 FOMC 성명서 확인을 전후로 1140원대 진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옐런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되더라도 1120원선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135.0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3.0원 오른 1131.5원에 마감됐다. 개장시각 121.34엔에 거래된 엔·달러 환율은 마감시각 121.18엔으로 내렸다.
지난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3월 미시간 소비심리지수도 전월대비 하락한 91.2에 그치는 등 일부 지표가 부진했으나, 오는 17~18일 개최되는 미 FOMC에서 포워드가이던스의 '인내심' 문구를 삭제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0496에 하락 마감했고, 엔·달러 환율은 121.4엔에서 상승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월물은 13일 서울환시 마감가(1128.5원)대비 11.98원이나 오른 1140.48원에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해 1135원대에서 상승출발 한 뒤 장 초반 1136.6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이후 약세를 보이던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달러·유로환율이 반등하면서 상승폭을 줄여 1131원선에서 마감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ECB의 자산매입 개시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유로화는 팔고 달러화를 매각하면서 강달러가 심화됐다"며 "이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 출발했으나, 아시아 장에서 달러·유로환율이 반락하는 등 강달러 현상이 누그러지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주 초반 달러화 강세가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미 FOMC를 전후로 1140원대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FOMC 성명서에서의 '인내심' 문구 삭제로 인해 위험회피 성향이 대두될 경우 엔·달러 환율과는 별도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문일 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Fed) 의장이 앞서 '인내심 문구 삭제가 향후 두 차례 회의 이후의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만큼 19일 새벽 FOMC 성명서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 금리 인상 경계가 본격화되면서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OMC 이슈가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일부 선 반영된 측면도 있으나 미 금리인상과 한미 통화정책 차별화는 앞으로 진행될 사안이라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주 내에 많이 오르면 1140원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FOMC 성명서 확인 이후 뉴욕증시의 반응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뉴욕증시가 3월 들어 고점대비 차익실현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인내심 문구 삭제를 계기로 차익실현 물량이 본격화되면 위험통화들이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위험회피 심리가 대두되면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며 "이날 고점보다도 10원정도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옐런 의장의 간담회 발언 수위에 따라 일시 반락의 가능성도 상존하는 등 장중 변동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김문일 연구원은 "인내심 문구 삭제와 별도로 옐런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팔 팀장도 "현 상황에서 옐런 의장이 굳이 달러 강세를 자극할 멘트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낮은 수준의 물가를 관망하겠다는 발언이 나올 수 있어 달러 자체적인 요인만을 보면 일시 하락의 가능성도 있다"며 "뉴욕 증시에 놀라운 뉴스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 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1121원까지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주 서울환시에는 미 FOMC 이외에도 16~17일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19일 미국 필라델피아연준의 제조업지수 발표, 경상수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