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주택시장 한파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국은행의 동반 금리 인상시 부동산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무리하게 집을 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美 연방준비위원회(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6월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던 시장에서는 3분기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여타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은행도 환율방어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럴 경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책이 많지 않아 주택시장에는 한겨울이 찾아올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시중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주택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경희 닥터아파트 선임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 위험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은행들은 상환능력을 잘 따져 대출을 관리하는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차원에서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세대출 금리인하나 정책 패키지 등 단기대책을 통해 주거안정을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많이 받았다. 이에 정부가 변동금리 비율을 70%대로 떨어뜨리는 등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데에 노력하고 있지만 비율을 더 낮춰야 한다"며 "디폴트레이트가 신경 쓸 정도는 아니지만 주택융자상환은 사람들이 무엇보다 신경 쓰는 부분인 만큼 금리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통화정책과 가계부채 해결 등 정부의 정책조합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가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딪힌 최대 문제이며 통화와 재정정책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면 일종의 커다란 암 덩어리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