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금융 결제서비스 확대…"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非금융 결제서비스 확대…"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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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 등 지급결제산업 지형변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최근 IT기업과 인터넷 검색포탈, 모바일기기 제조업체 등의 글로벌 지급결제서비스 시장 진출이 급증하면서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및 고객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2014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IT기업이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급서비스가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면서 지급결제산업의 지형을 바꿔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들은 대규모 회원과 고유 사업인 검색, 전자상거래 등으로 수집한 고객정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등을 활용해 지급서비스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최근 IT기술 혁신으로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저전력 블루투스(BLE) 등의 기술이 확산되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늘어난 덕이다.

특히 은행 서비스 이용이 곤란한 저소득층이나 이민자 등이 IT기업을 통한 지급서비스를 활용하면서 기존 은행 서비스와의 경쟁도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글로벌 IT기업에 우호적인 규제환경이 조성된 미국과 유럽 등의 시장 환경도 일조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페이팔이 자체 선불계정에 기반한 전자자금 이체 및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과 애플 등은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의 대표적 지급서비스 제공기업인 알리페이는 중국 내에서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 자료=한국은행

국내의 경우 과거부터 이동통신회사가 은행 및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자체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급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계획 중에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비금융기업의 지급서비스 진출이 확대될수록 경쟁관계에 있는 금융기관의 결제성 예금이 감소하고은행계좌 이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순이자수익과 수수료 수익 등이 감소해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급결제가 고객과 총체적인 금융거래 관계를 맺기 위한 통로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금융기업이 지급서비스 제공을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은행의 고객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비금융기업이 금융기관 업무를 제휴나 외주의 형태로 법률 적용이 불명확해지고, 특히 글로벌 IT기업이 국가별 규제 공백을 활용해 규제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규제 및 감독당국의 시장 진출 규제 완화와 함께 보안 사고 보호책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금융기업이 금융기관의 지급결제 네트워크나 정보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기존 법률을 적용하기 모호해질 수 있다"며 "비금융기업의 지급수단 발행이나 서비스 제공이 개인 간 소액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지급결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박이락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비금융기업의 지급서비스 시장 진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자금융업 등록요건과 업무범위를 재정비하고 사전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금융보안 사고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등의 소비자 보호책 강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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