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사태풍'…계열사 CEO 줄줄이 임기만료
은행권 '인사태풍'…계열사 CEO 줄줄이 임기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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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물갈이 인사'로 스타트…KB·신한·하나銀 인사폭 '촉각'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은행권의 연말 인사가 본격화됐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적지 않아,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금융지주별로 대대적인 인사 재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첫 임원급 인사를 발표한 우리은행은 '철저한 성과주의'를 명분으로 집행부행장 8명 가운데 5명을 새로 선임했다. 새 집행부행장은 김재원 기관고객본부장, 김홍희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 김홍구 IB본부장, 조재현 스마트금융사업본부장, 최정훈 리스크관리본부장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임기 내 민영화를 목표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또 10개 본부조직은 3개 그룹으로 재편하고, 이동건 수석부행장과 남기명·손태승 부행장을 그룹장으로 승격했다.

KB금융그룹도 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뒀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취임 2년차에 접어든 만큼, 차기 후계구도를 준비할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김영만 KB저축은행 사장,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사장, 오현철 KB신용정보 사장, 김윤태 KB데이터시스템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등 6명이다. 여기에 김덕수 KB카드 사장, 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 3명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주총을 전후로 KB국민은행장이 선임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지만,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KB국민은행의 수장 역할을 겸해오다가, 최근 김옥찬 신임 사장을 내정했다. 이는 행장을 새로 채우는 대신 사장직을 뽑아 대우증권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맡기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KB국민은행 부행장의 인사폭은 다소 좁을 것으로 보인다. 강문호 여신그룹 부행장과 박정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2명만이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 그래픽=서울파이낸스

신한금융그룹은 내년 3월 계열사 사장단 12명 중 7명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신한금융 또한 한동우 그룹 회장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아, 이번 인사가 차기 후계 구도 마련을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는 건강 악화로 고문으로 물러난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에 조용병 전 신한BNP파리바 사장을 선임하는 대신, 함께 임기가 만료된 강대석·이성락·황영섭·오세일 사장은 전원 연임시켜 안정을 꾀한 바 있다.

임기 만료되는 CEO로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오세일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등이 있다. 신한금융은 매년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경영진을 선출한다. 최초 임기 2년 후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실적만 본다면 올해 3분기까지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익이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 그룹 내에서 가장 호실적을 보였고,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 역시 3분기 누적 실적은 선방하고 있다. 다만 강대석 사장과 황영섭 사장은 지난 2012년 3월 취임 이후 두번 연임돼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성락 사장은 2013년 5월 취임 후 지난해 3월 한차례 연임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부행장 전원이 올해 임기를 마친다. 임영진·이동환·임영석·서현주·윤승욱 부행장 등 5명의 임기는 오는 31일까지다. 신한은행의 부행장급 인사는 이달 말 지주 자경위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임영진 부행장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5년째 자리를 지켜온 만큼 교체 가능성이 유력하나,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임원을 겸직하면서 지주의 자산관리(WM) 그룹을 총괄해 계열사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투자금융(CIB) 그룹 충괄로 금융투자 임원직을 겸하고 있는 이동환 부행장과 영업추진그룹의 서현주 부행장, 경영지원그룹 윤승옥 부행장, 기관그룹 이영석 부행장은 모두 지난 2013년 초 취임해 한번 연임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이달 말께 임원 인사를 실시한다. 통상 12월 마지막주에 연말 인사를 단행해왔던 만큼,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 명단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초대 통합은행장인 함영주 행장이 단행하는 첫번째 임원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부행장 5명이 전원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두 은행 간의 '화학적 결합'을 고려한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통합은행 인사의 경우에도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출신을 고루 등용한 '탕평 인사'가 두드러졌다. 또 통합은행이 출범한지 불과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조직 안정을 감안해 대대적인 변화는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금융 전반적으로는 내년 3월이 또 한번의 인사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조 하나금융 부회장을 비롯해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대표, 정해붕 하나카드 대표, 추진호 하나캐피탈 대표, 김인환 하나생명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그중에서도 김한조 부회장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당초 하나금융은 지난 3월 부회장직을 폐지했다가, 통합과 함께 김한조 부회장(전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을 승진시키면서 이 직함을 부활시켰다. 함영주 행장을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세우되, 기존 CEO들이 지주사 내에서 역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셈이다. 이같은 인사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묘수' 혹은 '옥상옥'이라는 평가가 오가기도 했다.

이와 함께 NH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경섭 NH농협금융 부사장을 차기 NH농협은행장으로 내정했다. NH농협금융은 이 내정자의 행장 선임을 완료한 뒤, 연말까지 임원 인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NH농협은행 부행장 4명이 이달 임기 만료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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