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3분기 영업익 5823억 전망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지난 2분기 고전을 면치 못하던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4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주력 제품인 D램 업황 호조가 올해 3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기대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50원(0.13%) 오른 3만9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전날 장중 3만9450원으로 52주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3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5월18일 2만5650원과 비교하면 무려 1.5배에 달하는 수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도 껑충 뛰었다. 종전 10위권 안팎에서 머물던 SK하이닉스가 최근 4위까지 뛰어오른 것. SK하이닉스의 이날 기준 시총은 28조5740억9300만원으로 추산된다. 시총 3위인 현대차와는 1조9342억원, 시총 5위의 현대모비스와는 불과 68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총 상위주들간 치열한 순위 다툼이 예상되는 이유다.
불과 4개여월 남짓한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른 데는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수가 주효했다. 실제 외국인이 지난 5월19일부터 이날 20일까지 장외시장과 장내시장을 통해 순매수한 SK하이닉스 물량은 무려 3186만주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도 1320만주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만 홀로 4400만주를 시장에 쏟아냈다.
외국인 쏠림 현상은 외국인 한도소진율 변화에서도 엿보인다. 이날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서비스(HTS)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한도소진율은 최근 60거래일 동안 3.03% 상승했다. 종전 48.62%에서 이날 51.66%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한도소진율은 종목당 외국인이 보유 가능한 최대 한도의 주식물량 중 실제 보유주식의 비중으로 중요한 투자지표 중 하나다. 이날 20일에도 매수 상위창구에는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골드만삭스, CS증권, 씨티그룹, 맥쿼리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주가를 밀어올리는 동력은 단연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주력제품 중 하나인 낸드(NAND)의 적자 폭이 늘면서 45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디램(DRAM)도 전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당시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1%로 전분기 대비 4%p 가량 낮았다.
그러나 3분기 어닝시즌에는 지난 2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최근 3개월간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사 22곳의 실적 전망을 분석한 결과,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5823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3곳은 무려 6000억~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제시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낸드부문이 견조한 가격 흐름과 원가절감 효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디램부문 또한 예상보다 우호적인 판가환경과 원가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디램 수요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반도체업황의 반등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2017년 디램 글로벌 수요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연평균 26%로 추정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지난 2년 이상의 하향세를 멈추고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디램 탑재량이 강하게 증가하고 있고, 서버 향 수요가 강하게 발생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