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수출입銀, 부실경영 책임론 '도마위'…"부실대출로 부실 자초"
[2016 국감] 수출입銀, 부실경영 책임론 '도마위'…"부실대출로 부실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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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1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rlwodnl) 국정감사에서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금융지원에 힘써야할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사, 대기업 지원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기재위 "조선·해운 등 특정 대기업 편중 지원"

▲ 사진=연합뉴스

이날 국감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운업에 과도한 지원을 한 탓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올 상반기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며 부실경영 책임론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1976년 수출입은행 출범 이후 반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게 처음"이라며 "조선·해운업 부실에 의한 구조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처럼, 수출입은행이 특정 산업에 대출을 집중해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불가항력이었던 것은 이해하나, 여신심사 관리에 미흡했다"며 "특정산업을 탈피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진행하고 여신 리스크 관리 강화, 의사결정 단계별 책임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부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사전 점검장치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며 "'당신들의 돈이라면 이렇게 했겠냐'는 국민들의 문제의식이 있다. 정책금융으로 정책금융을 돌려막고 빚잔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수출입은행 연구소 내에서도 세계 물동량이 줄고 세계 경제가 위축돼 조선산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그럼에도 대마불사식으로 지원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인사 자체에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흘러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떠졌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사진)은 "2009년 이후부터 조선업이 어려울 것은 많이 예견됐고, 수출입은행은 2010년에 이미 부실로 인해 시장에서 실패한 것을 떠안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걸 처리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이 (기업 부실과 관련된) 부분을 제대로 풀어드리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을 타계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하고 있다. 다만 부실비율 등의 측면을 몰라서 부실 낳고 있는 게 아니고, 이미 일어난 부분을 껴안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해운업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대기업 지원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점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처음 출발했을 때 역점을 둬야 했던 부분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었다"며 "대기업의 경우에도 새롭게 개척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게 주요 목표였는데, 현재 대기업에 주는 금융지원이 약 6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작년 국감에서도 대기업들은 충분히 자신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중소·중견기업 지원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1년간 어떤 노력을 했느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행장은 "중소·중견기업에는 작년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경우 해외건설 플랜트 부문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중이다. 해외파트는 수출입은행 외에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할만한 능력있는 금융기관이 없다"고 대기업 지원 배경을 해명했다.

◆'뜨거운 감자' 대우조선…이덕훈 "살아나도록 조치해야"

부실경영을 이어온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포함해 7조원대 여신을 보유한 최대채권자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에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작년 서별관회의 이후에 1년 지났다. 이 정부가 조선과 해운업을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알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행장은 "저도 클리어하게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상황이 아주 안좋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바로 정리하기가 어렵다. 살아날 수 있도록 철저한 보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대우조선해양 자체는 상당히 경쟁력이 있지만, 유동성과 수주 절벽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축소해서 생존전략을 세우고 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해 저 나름대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산업은행의 협의가 이뤄져 그것(대응 방안)이 잘 작동될 수 있길 바란다"며 "채권금융기관이 문제있는 기업을 이렇게 오래 끌고 가는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이다. 정리하거나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데,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이상의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는 "자구계획을 짜서 하고 있지만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제일 큰 것이 고정비와 간접비를 줄여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이 여러모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내년 94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만기를 맞는 것과 관련해서는 "2016년까지는 일단 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내년에 가서는 유동성 문제가 차차 심각해질 것 같다"면서 "다음에 더 닥칠 유동성 문제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 투입' 성동조선 부실관리도 '뭇매'

성동조선과 관련해 주책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무리한 지원을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동조선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 조선사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성동조선해양이 잘 나가다가 최근에 와서 문제가 생긴 기업이 아니고 2009년에 자본잠식이 된 기업이다"라며 "이런 불량기업에 수출입은행은 2008년부터 갑자기 대출을 늘리고 장기시설 자금까지 빌려줘 대출이 60배 이상 늘어났다. 주채권은행이 된 이후에는 3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성동조선에 신규지원이 필요해 실사를 다시 한 결과, 청산하라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채권단이) 그 결과를 무시하고 2차 실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날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이경학 전 KB국민은행 여신심사그룹 부행장과의 질의를 통해,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 지원 과정에서 채권단에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2011년 8월 더 이상 성동조선에 지원하지 않겠다면서 반대매수권청사 의사를 밝혔는데, KB국민은행이 빠지려고 하자 수출입은행과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압박했지 않느냐"라고 물었고, 이 전 부행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의 기초도 몰랐다"며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에 대해서 철저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한데 오히려 더 상황만 악화했다. 금감원과 수출입은행의 압박이 시중은행의 자율성을 해치고 시장 원리를 해치는 것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이에 이 전 부행장은 "일부 그렇게 생각한다"며 "KB국민은행이 이익규모가 10배가 넘었지만, 들어가지 말아야할 데는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는 게 제 생각이었고, 부실기업에는 여신 지원을 못해준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행장은 성동조선에 대해 "삼성중공업과의 협업만이 아니라 모든 수단을 사용해 자구안을 마련했다"며 "공정 등 모든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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