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 '가속화'…대기업 줄줄이 탈퇴
전경련 해체 '가속화'…대기업 줄줄이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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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G그룹)

LG그룹 첫 공식화…삼성, SK 등도 곧 통보 전망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LG그룹이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공식 통보하면서 주요 회원사들의 전경련 탈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전경련의 쇄신안 마련 작업이 대기업들의 불참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요 대기업들의 탈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전경련이 와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27일 올해 말 전경련에서 탈퇴키로 하고 최근 전경련에 이 같은 방침을 공식 전달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내년부터 전경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도 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LG그룹은 구본무 LG 회장이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달 중순 사장단 회의에도 부사장급 간부가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참석했던 터라 전경련으로서는 더욱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전경련의 최대 회원사인 삼성그룹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더는 전경련 지원금(회비)을 납부하지 않고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실무적으로 탈퇴 작업을 검토 중이다.

삼성 측은 전경련에 내년 2월 총회에서 결정되는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진행한 사업은 정산작업을 거쳐 최종 탈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힌 이후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 측은 "지난번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입장을 표명한 이후 전혀 변화가 없다"며 "현재 탈퇴 형식이나 절차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경련이 걷은 전체 회비(492억원) 중 70%가량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 그룹이 탈퇴하고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전경련은 사실상 존속이 어렵다.

앞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일제히 탈퇴 절차를 밟는 등 회원사들의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고 다른 대기업들도 재계 주요 그룹들의 영향을 받아 탈퇴를 검토하고 있어 '탈퇴 도미노'는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경련이 현재 추진 중인 쇄신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경련은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나 당장 회원사들의 의견수렴 단계부터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15일 전경련이 30대 그룹을 상대로 마련한 간담회는 참석률이 저조해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전경련에 대한 여론 자체가 부정적인 가운데 쇄신보다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쇄신 대상인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쇄신안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예정된 정기 회장단 회의도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 11월에도 참석자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회장단 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여기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종료되는 상황에서 임자를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내년 초 '수장 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일단 쇄신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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