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인자 자리를 두고 SK하이닉스와 현대차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호전망으로 연일 52주 신고가를 터치하고 있다. 지난해 연이은 악재로 뒷걸음질했던 현대차는 신차 효과를 타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탄탄… 실적 장밋빛 전망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장 대비 200원(0.40%) 오른 4만975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52주 신고가도 4거래일째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이날은 장중 한때 5만200원을 찍으며 1년7개월 만에 5만원 선을 터치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을 타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36조2181억원까지 뛰어올랐다. 2위 현대차(33조4820억원)을 2조8000억원 가량 여유 있게 따돌린 모습이다.

   
▲ SK하이닉스의 최근 3개월간 주가 흐름(표=네이버 증권 캡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해 5월18일 2만56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찍는 등 상반기까지만 해도 2만원 선 중후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오르막을 타면서 주가가 두 배 가량 급등, '마의 5만원'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 순위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 10위 안팎에 머물렀지만 5월 9위, 8월 7위까지 올랐다. 이후 10월 3위로 도약했고, 한 달 뒤 마침내 2인자 자리에 재진입했다. 지난 2015년 7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은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호전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D램과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투자 심리가 활발한 모습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강세 속에 D램 출하량이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마진이 30% 중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낸드도 가격 상승과 원가 개선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조9000억원, 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 시현이 예상된다"며 "연간 영업이익과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각각 124%, 28% 성장한 7조2000억원, 21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D램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3D 낸드 시장 진출에 성공한 SK하이닉스가 올해 큰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사업영역을 확대해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배당 확대와 같은 적극적 주주이익환원정책을 이행함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대차, 악재 넘어 신차 타고 반등… 2위 추월 목표

시총 순위 3위에 자리한 현대차는 SK하이닉스를 넘어서기는 아직 요원한 모습이지만, 상승세를 이어가 향후 '2인자' 자리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00원(1.00%) 상승한 15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일주일 연속 15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 이로써 시총은 33조4820억원을 기록,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2조8000억원까지 좁혔다.

   
▲ 현대차의 최근 3개월간 주가 흐름(표=네이버 증권 캡쳐)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 내수 판매 부진에 장기 파업 등 산적된 악재에 비틀대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는 12만원선까지 주저앉았고, 시총은 20조원 후반까지 후퇴하면서 5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악재가 희석됐다는 평이 나오면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그랜저 IG' 전격 출시에 이어, 올해 쏘나타 상품개선 모델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G70, 중국 전략 승용과 전략 SUV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차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주가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랜저 IG가 출시된 지난해 11월22일 이후 이날까지 현대차 주가는 상승폭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더니 13.85% 가량 뛰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도합 100억원 어치 이상 사들이며 주가 상승 탄력을 지지했다.

현대차의 향후 두드러진 반등은 신흥시장에서의 뚜렷한 선전이 관건이란 설명이다.

신재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회복되고, 그랜저 IG 출시에 따른 내수 시장 점유율 회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요 시장인 브라질, 러시아에서의 판매 회복과 친환경차 판매량 성장이 현대차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가 상승 속 러시아와 브라질, 중동을 포함한 신흥국 자동차 판매 회복 폭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러시아와 브라질에 소형 SUV인 크레타 판매를 시작하며 판매 성장을 이끌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