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최종구 "대우조선 추가 지원 송구…책임 회피 않을 것"
이동걸-최종구 "대우조선 추가 지원 송구…책임 회피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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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사진=연합뉴스)

산은·수은, 2.9조 신규자금 50%씩 부담 예정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던 원칙을 바꾼 것과 관련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두 국책은행 수장은 대우조선해양 파산시 경제에 미칠 재난적 손실을 생각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추후 책임 회피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혈세를 한푼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지원하게 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괴로움이 컸다"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이날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한도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시중은행,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출자전환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기업 회생 여부를 법원에 맡기는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을 때 국가적으로 입을 피해가 59조에 달한다"며 "2년 정도 회사가 흘러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면, 이 가운데 27조원은 제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힘든 결심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의 채무조정을 전제로 추후 지원될 총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은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절반씩 부담한다. 이 회장은 "최근 열흘간 이 문제를 놓고 수출입은행과 충분한 공감대를 가졌다"며 "분담 비율은 일대일로 하기로 했으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현황에 늦게 참여한 최 행장의 이해심과 안목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도 이미 출자전환과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시중은행이 신규 자금 지원에 참여하는 것은 주주구성 등을 고려했을 때 힘드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출자전환에 대해서는 비교적 원만히 대화가 이뤄졌다"며 "결코 쉽지 않은 의사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이 출자전환, RG에 기꺼이 참여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시중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무담보채권액 7000억원 중 8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는 5년 유예할 예정이다. 또 채권단은 회사채·CP에 대해서도 총 1조5000억원의 무담보채권액 중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3년 미루는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사채권자에게는 그나마 부담을 경감해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채권자 집회는 내달 14일께 열릴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지원을 하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주채권은행의 경영관리 실패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현재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지만, 세월이 지나 소프트랜딩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 행장도 "책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회장과 똑같은 생각"이라면서 "이 일을 맡은지 3주가 안됐는데, 어떤 편견도 없이 어떤 결정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지만을 보고 고심 끝에 결정했다.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만, 이 시점에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번 지원 결정에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이 회장은 "만약 채권단이 정치적으로 노련한 식견을 가졌다면, 시점 선택을 더 잘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지원 시기를 늦출 수록 비용의 규모가 늘어난다. 대선 시기를 고려해 (지원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등의 논리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행장은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 계획에 대해 "자본확충펀드 사용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KDB산업은행의 출자인데, 1조원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실비율을 보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선사 저가 수주 문제에 대해서는 이 회장과 최 행장 모두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 회장은 "올해 조선 3사가 수주한 것을 전면적으로 검증하겠다"며 "해양종합금융센터를 통해 누가 저가 수주를 하는지 명백하게 밝히고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가격 검증에 들어가는 기준 금액을 기존 5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낮출 방침이다.

최 행장도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 국내 조선기술이 최고가 됐고, 원가 절감도 됐다"면서 "어느 한 회사가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3사가 서로 나쁜 영향과 좋은 영향을 함께 미쳤다. 어떤 경우든 저가 수주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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