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인터넷銀, 겁이 덜컥 난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인터넷銀, 겁이 덜컥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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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환경 변화될 것…예의주시하며 노력 경주"

▲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은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겁이 덜컥 난다"는 감상을 내놓으며 디지털금융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행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굉장히 많은 고객이 쏠리고 있다고 들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금융환경이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공식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케이뱅크)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신규계좌 가입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코드K 정기예금'은 출시 3일만에 1회차 200억원이 완판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김 행장은 "내부적으로 전략·미래채널 그룹을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흐름과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6개월~1년 정도 지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위상이 어느정도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 많은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IBK기업은행은 차별화된 디지털금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소기업 디지털금융과 핀테크 서비스에 집중해, 비대면 채널에서도 중소기업금융의 리딩뱅크가 되는 것이 IBK기업은행의 디지털 금융 전략이다.

김 행장은 "기업고객도 개인고객처럼 인터넷 뱅킹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여신·외환거래를 포함한 기업금융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며 "중소기업에 특화된 핀테크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음주에는 핀테크 기업과 협력한 IBK POS뱅킹을 출시해, 은행 방문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직접 포스(P.O.S) 단말기를 통해 거래대금 송금, 거래내역 조회를 할 수 있는 '내 가게 안의 미니 ATM'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특화 서비스 외에도 비대면 혁신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출시한 공인인증서와 OTP가 필요 없는 간편 금융 '휙 서비스' 가입자 수가 오십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AI 기반의 '금융상담 채팅봇'도 올해 내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탄탄한 비대면 채널을 위한 플랫폼도 구축한다. 우선 빅데이터 플랫폼과 관련해 "그동안 분석하지 못했던 고객센터를 통한 상품상담 음성 데이터와 비대면 채널 상의 고객행동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금융니즈에 정교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기존 재무정보에 의존한 건전성 관리에서 벗어나 비재무 정보까지 분석에 활용해, 기업의 부실 패턴을 사전에 발굴하겠다"고 설명했다.

멤버십 플랫폼에 대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개인 회원 중심의 경쟁은행들의 플랫폼과 다르게 기업과 개인을 연결하는 상생 구조를 만들 예정"이라며 "시장조사나 고객만족도 조사가 필요한 중소기업에게 마케팅 리서치 툴을 제공하고, 설문에 응답한 개인고객에게는 포인트를 지급해 플랫폼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는 IBK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의견도 언급했다. 김 행장은 취임 당시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중장기적인 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지주 문제는 당장 저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정부, 국회,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지금 현실에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성장세가 타행에 비해 낮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해달라"는 답변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16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2% 늘어난 수치다.

그는 "시중은행이 작년에 실적 좋아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리스크 관리, 건전성 관리도 있고 가계대출의 확장성, 과거 충당금 적립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적잖은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IB) 부문 역량과 관련해서는 "IB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금융, 프로젝트금융을 통합해 CIB(기업투자금융)그룹을 발족시켰고, 작년보다 올해 성과가 나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순익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것은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IB 부문이 IBK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사에 위기가 닥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IBK기업은행과 거래 중인) 조선·해운 협력사 전수조사를 마치고 기업 지원 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당장 심각한 쇼크가 있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는 상황과 관련해 "사드 지원 프로그램도 만들었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니 화장품 사업이나 대기업들이 주로 영향을 받는 반면 그 밑의 회사들은 직접적 영향이 없더라"며 "중국 대륙에 진출한 (은행) 지점에는 알게 모르게 간섭을 하는 면이 있어, 미리 법인에서 대응해 수그러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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