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 인터넷銀으로 경쟁 심화…추가 인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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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K뱅크, 연 수신목표 50% 달성…금융시장 메기 역할"

▲ 자료=금융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6월 말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 법률 개정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추진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판단, 당초 계획했던대로 2단계 추가 인가를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K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서비스를 개시하면, 은행법 개정안 2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3건 등 관련 입법 통과를 추진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출범 24일차인 지난 26일 오전 8시까지 총 24만명의 고객을 받았다. 지난해 1년 동안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인 15만5000건을 출범 8일만에 넘어선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을 넘어 출범 초기부터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단순한 금리 경쟁, 편의성을 넘어 핀테크와 연계한 혁신적 서비스를 선도해 나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젊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 고객 비중(69.9%)이 높고, 고객 5명 중 2명(약 42.0%)이 은행 업무시간 이외인 오후 6시부터 익일 9시 사이에 케이뱅크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별로 살펴봐도 수신의 41.9%, 여신의 40.0%가 은행업무 이외 시간에 발생했다.

현재 케이뱅크 수신 규모는 2848억원(26만건)으로, 올해 총 5000억원 규모로 세웠던 수신 목표의 50%를 출범 24일만에 초과 달성했다. 연 2%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코드K), 여윳돈에 추가 이자(연 1.2%)를 주는 요구불예금(듀얼K)이 수신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판 정기예금은 계좌당 1371만원으로, 소비자의 여유 목돈 운용 수요에 부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요구불예금은 계좌당 약 60만원 수준으로, 포인트 혜택이 많은 체크카드를 활용한 지급결제 용도가 대부분이다.

여신 규모는 1865억원(2만6000건)으로, 예대율은 65.5%다. 직장인 신용대출(직장인K)이 전체 여신의 72.1%로 대부분이며, 이어 중금리 대출(슬림K)이 15.4% 차지했다. 직장인 대출은 비교적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평균 대출금액이 1299만원으로 크고, 금리는 3.8%로 낮은 수준이다.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CB 기준)이 4.4등급인 중금리 대출은 평균 대출금액이 720만원, 평균 금리가 7.0%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적을 토대로 시중은행,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과 비교했을 때 평균금리는 가장 낮고 대출금액은 중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선전에 금융권의 경쟁도 촉진되는 분위기다. 우선 은행권은 가격 경쟁에 뛰어드는 동시에 조직・채널을 정비하고, 핀테크 역량 강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고객유치를 위한 연 2%대 특판 예・적금 판매를 개시했고, 일부 은행의 경우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대출에 대응해 여신(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일부 하향 조정했다.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뚜렷하다. 특히 아직 케이뱅크가 진출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업무만 영위하고 있는 상태로, 하반기는 돼야 전・월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상품라인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앞서 모바일로 가능한 전・월세 대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구입대출, 환전서비스를 출시 중이다.

또 24시간 상담 가능한 케이뱅크에 대응해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챗봇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민원 키워드 분석을 통해 각종 서비스를 사전 개선하고 마케팅에도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다른 금융업권에서도 금리 경쟁이 본격화됐다. 저축은행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 20분 만에 최저 연 5.99%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중금리 대출 보다 최저금리 1%p 낮춘(연 5.9%) 중금리대출을 출시하는 식이다. P2P 업계에서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할 경우 이를 보상해 주는 최저금리보상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증권업계는 비대면 계좌 신규 개설 후 거래 고객에게 3~5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거래수수료를 3~5년 면제하는 행사를 실시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가 방카슈랑스, 직불간편결제, 신용카드, 해외송금 등으로 확대되면 보험, 여전사 등 여타 업권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권과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나아가 인터넷전문은행 간에도 경쟁과 혁신이 한층 가속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정비가 완료된 이후에는, 시장상황을 봐가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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