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 반발…결국 하루 만에 사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구학서 신세계그룹 고문이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구 고문은 이화여대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김성국 경영대 학장은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18일 이화여대 및 학내 커뮤니티에 따르면 구 고문은 전날 이대 경영대의 '경영정책' 수업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경영정책 수업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초청해 특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수 시 경영대 학사 졸업논문을 대체할 수 있어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이다. 이번 학기 수강생은 230명 정도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구 고문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은 한번 결정한 일을 번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번복한다", "양국 장관이 만나 합의한 내용을 국민들이 다시 합의하라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을 인용해 "2400년 전 우매한 군중에 의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다"며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이대생 커뮤니티 등에 알려졌다.

당시 강의를 듣던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강의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오후 4시45분 종료 예정이던 강의는 10여분 일찍 마무리됐다.

이 같은 사실이 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이화여대 경영대학은 경영정책 수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구 고문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구 고문은 사과문을 통해 "개인 생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수강생 여러분께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이 점에 대해 수강생들과 이대 경영대학에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김성국 이대 경영대학장은 "경영정책 과목은 CEO의 경영철학과 경영 비결을 듣는 과목"이라며 "당초 강의 목적과 관계없는 발언이 수업시간에 있었던 점에 대해 학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추후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구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다"며 "실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구 고문은 1972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비서실 과장, 제일모직 경리과장으로 재직하다가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1999년 신세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2009년에는 그룹 회장직을 맡았었다. 201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현재 신세계 고문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