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국민안전’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택했던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탈 원전,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볼 수 있다. 원전의 신규 건설을 막고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현재 5%인 신재생에너지를 20%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미 수명을 넘긴 고리 원자력 1호기를 가동 중단시켰다. 현재 전체 공정률 30%에 이른 고리 원자력 5, 6호기 건설 또한 잠정 중단시킨 가운데 공론화를 통한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 현재까지 투자된 재원을 포기할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난관이 많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현재의 26.8%에서 29%로 높이겠다면 5, 6호기 건설을 강행했었고 현재 공정률이 30%를 넘어섰기에 지금 와서 건설을 중단할 경우 이미 투자된 자금을 허공에 날리게 된다. 게다가 건설지역에서는 이미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원자력 건설에 동의했고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적지 않았기에 정부의 느닷없는 중단 계획에 반발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5, 6호기 건설을 반드시 백지화시켜야 한다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여전히 ‘원전이 희망’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아직 1.9% 수준(2015년 기준)에 머물고 있어서 이를 갑작스레 확대하는 일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특히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 풍력발전기 건설현장의 무참한 산림훼손 고발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단지 조성이 앞으로 만만찮은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생산단지 조성에는 지자체들의 인허가 규제가 지역별로 중구난방인데다 이런 주민들의 반발과 저항을 해소해 나가기도 만만찮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생산비용 문제도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원전 지지자들은 지금 탈원전으로 나아가고 있는 독일의 전기료가 우리의 4배나 된다고 겁을 주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수력 등에 비해 수명이 현저히 짧은데다 비교적 저렴한 초기 건설비용에 비해 수명이 다한 원자로의 철거비용 및 그 이후 폐기물 처리비용 등도 막대하다. 처리장소 문제도 심각하지만 막대한 후처리 비용을 후대에 빚지는 민폐형 에너지다. 그간 정부는 당장은 싼값에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이점만을 광고해왔고 또 그렇게 우리는 지금껏 외국보다는 비싸다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쓸 수 있었다.

갑자기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의 저항은 당장 예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기업들은 그간 정도 이상 값싼 전기를 마구 쓰며 특혜를 누려왔던 산업용 전기료를 생산원가에 맞춰 인상할 경우 얼마나 심한 엄살을 부릴지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물론 신재생에너지 생산단가는 앞으로 점차 낮아져 갈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기술적 발전이 지체돼 왔고 그로 인해 시설비용이 낮아질 계기가 없었을 뿐이다.

따라서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지역주민들의 저항을 줄이고 기업들의 과도한 엄살을 피해갈 방법을 찾느냐는 것이 과제다. 국토가 좁은 나라에 인구밀도는 그야말로 과밀 수준인 한국에서 원자력발전의 위험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큰 한국이지만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따른 부지 확보 역시 그리 만만한 과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저수지나 댐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발전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그 또한 하나의 방법일 테지만 그보다는 태양광 발전을 꼭 수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처럼 대량생산을 위한 집중화로 해결하려 할 필요가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대형화, 집중화에 익숙해 있어서 다른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을 빠르게 확대시키려면 전력의 지역생산 비중을 높이고 ‘우리지역 전기는 우리가 생산한다’는 원칙을 세워 가면 어떨까. 기업 등 전력소비량이 큰 부문의 전력 또한 일정 비중 이상을 자체 생산토록 하는 방식은 안 되는 것인가.

에너지의 지역자립도를 확대하는 새로운 원칙을 세워갈 수도 있지 않은가. 생각 자체를 바꿔보자. 독일에선 민간이 생산하는 전기를 공기업에서 사들여 배분한다는데 우린 우리식으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