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백화점 빅3, 롯데 '울고' 현대·신세계 '웃고'
[상반기 결산] 백화점 빅3, 롯데 '울고' 현대·신세계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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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단위:억원.(자료=전자공시시스템)

영업이익 1540억원, 전년比 34.4%↓…"연간실적도 걱정"
소비침체에 판매관리비 급증…신규출점도 기대 못할 정도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쥔 백화점 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다. '소비절벽'에 부딪친 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까지 겹쳐 성장은커녕 돌파구도 찾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14일 백화점 업계의 실적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의 총 매출액은 8739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49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0%나 줄었다.

그나마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반면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연간 실적까지 걱정할 만큼 성적이 나빴다.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총 매출액은 2조2440억원. 지난해 상반기보다 9.2% 늘어난 수치다. 채널별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 매장이 1조7490억원, 온라인몰이 4950억원이었다. 특히 온라인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8%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8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80억원으로 8.8% 늘었다. 다만 높은 판매관리비가 수익률을 떨어트렸다. 임차료와 지급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올해 상반기 55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50억원 뛰었다. 올해 판매관리비는 2분기(2840억원)가 1분기(2730)보다 조금 더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총 매출액  2조8141억원, 영업이익 20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15.1% 신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3% 늘었다. 이는 백화점과 아울렛을 포함해 총 20개 점포의 실적이다. 매출은 롯데보다는 작지만 수익률은 가장 높았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매출액은 3조6813억원으로 지난해(3조9214억원)보다 6.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4% 줄어든 1540억원에 그쳤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사업부분에서 40억원 정도 적자 폭을 줄였지만, 국내 사업의 영업이익 850억원이나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등 주요 점포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줄어든 것을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5%이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올해 2분기에는 1.1%로 급감했다.

백화점 업계는 지속된 경기침체에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는 있지만 경기침체와 온라인에 집중되는 소비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백화점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시즌별 할인 상품과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는 나를 위한 선물을 구입하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소비절벽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의 품목별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여성·남성의류, 스포츠, 잡화, 해외패션 등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의류와 잡화는 백화점들이 수익을 내는 고마진 상품들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률이 둔화된 상태"라며 "중소 백화점들과 인수합병, 복합쇼핑몰이나 아울렛 점포 신규 출점으로 성장세를 간신히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점포 역시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를 받게 되면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한편 신세계는 대전과 부천, 울산에 신규 출점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부천 출점 계획은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부천시와 협상을 마치고 토지 계약을 앞두고 있었으나 인접해 있는 인천 부평구 소상공인 등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17일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을 임시개장(프리오픈)한다. 인천 청라에도 스타필드 출점 계획을 세웠지만 구체적인 사업 진행은 되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19년까지 남양주, 동탄, 대전 등 3곳에 아울렛을, 2020년에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점 등 1곳의 백화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아울렛을 중심으로 출점 계획을 세웠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 고양시에 원흥점을, 내년 상반기에는 군산점, 하반기에는 용인점을 개점한다. 또 의왕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아울렛 울산점도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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