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급랭'에 성장률 다시 0%대…성장의 質 '견조'
'건설 급랭'에 성장률 다시 0%대…성장의 質 '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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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설비투자 성장세, 1분기 대비 확대 추세
外人 배당 급증에 실질 국민총소득 '마이너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우리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했다. 1%대를 회복한 지 1분기 만에 다시 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그간 성장률 견인차 역할을 했던 건설투자가 '제로성장'한 여파다. 다만, 소비 부문과 설비투자 등의 핵심지표는 1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폭이 확대돼 질적 측면에서는 성장이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6분기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했던 1분기(1.1%) 이후 재차 0%대로 떨어진 것이다.

◇소비·설비투자가 성장 만회…"3·4분기 0.7% 성장하면 3% 달성"

 2분기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진 것은 그간 성장세를 이끌던 건설 부문 지표가 급격히 둔화된 탓이다. 1분기 성장률의 1.1%p를 기여했던 건설투자는 2분기 기여도가 0%p로 추락했다. 1분기 중 6.8% 증가했던 건설투자는 2분기 중 0.3% 느는 데 그쳤다. 건설업 생산은 1.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주거용 건물의 착공면적이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감소했고, 기존에 분양됐던 부분들의 공사가 진척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착공 면적이나 허가 면적이 줄면서 건설부문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설비투자 성장세가 일제히 확대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5.2%나 증가하면서 성장률의 0.5%p를 끌어올렸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설비투자 모두 일제히 증가했다.

민간소비도 1.0% 성장해 6분기 만에 가장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소비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미세먼지 영향과 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 내구재 소비가 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정부소비도 1.1% 늘면서 5분기 만에 가장 많았다. 이에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분기 0.2%p에서 0.5%p로, 정부소비 기여도는 0.1%p에서 0.2%p로 확대됐다.

회복세로 돌아섰던 수출지표의 경우 자동차와 화학제품, 디스플레이 부문 등이 부진해 전 분기 대비 2.9% 역성장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4분기(-4.3%)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서비스 수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영향의 타격을 입었다. 수입은 설비투자에 힘입어 기계류가 증가했지만, 원유 등이 감소하면서 분기 중 1.0% 줄었다.

신승철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 기준이나, 상반기 추세를 보면 기조적인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투자는 줄었지만 설비투자를 늘리고 소비가 회복되는 등 전반적인 경제 개선세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연간 2.8%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52%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면 된다. 정부 목표치인 올해 3%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7%로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

▲ 자료=한국은행

◇국민 실질 구매력 3분기 만에 줄어…사상 최대 배당+분기 배당 도입 여파

우리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지표는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배당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실질 GNI는 2분기 중 0.6% 감소한 40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0.4%) 이후 3분기 만에 처음 감소 전환했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과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합친 지표를 말한다.

배당금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나면서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서 국외 지급분을 차감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면서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여파다. 이는 지난 2010년 4분기(-2조4000억원)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큰 적자폭이다. 2분기중 교역조건 악화로이 악화되면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이 1분기 19조원에서 2분기 16조9000억원에 그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 부장은 "연간 배당액이 크게 빠져나간 데다 일부 대기업이 분기 배당을 실시하면서 순수취요소소득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서 12월 결산법인 1032곳이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8조792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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