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비용 내려도 …포장김치 더 산다
김장비용 내려도 …포장김치 더 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상 종가집에서는 올해 '나만의 김치' 서비스를 선보이고, 소비자 입맛에 맞는 김치를 주문받는 즉시 생산한다.(사진 = 대상 온라인몰 '정원e샵' 캡처)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 대구에 사는 안창희(52·여)씨는 올해 김장을 하는 대신 포장김치를 사 먹을 생각이다. 배춧값이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김장이 보통 고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자취하고 있는 자녀들에게도 김치가 필요하면 조금씩 사서 먹으라고 일러두었다. 그는 "요새 포장김치는 맛도 괜찮고 재료도 대부분 국산이라 거부감 없이 곧잘 사 먹는다"고 말했다.

올해 김장비용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포장김치 인기가 뜨겁다. 맞벌이,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김치를 사 먹는 경우가 늘었다. 식품기업들이 마련한 맞춤형 김치 서비스나 김장 체험활동도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장철로 접어들면서 포장김치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김장철과 비교해도 올해 포장김치 매출은 상승세다. 롯데마트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포장김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김장철에도 간편하게 포장김치를 사 먹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하듯 제품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매출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장김치 시장이 커지자 식품기업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느라 분주하다. 특히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지역별 특성을 살린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김치 시장 선발주자인 대상은 '2017 종가집 김장대전'을 열고 종가집 김장김치를 한시적으로 내놨다. 전남 해남산 배추를 비롯해 전국 유명 산지의 재료로 담근 김치다. 깔끔하고 시원한 중부식과 칼칼하고 깊은 맛의 전라도식 2종으로 구성돼,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된다.

지난 5월 선보인 종가집 '나만의 김치' 서비스도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상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정원e샵'에 들어가면 젓갈을 넣을지 뺄지, 고춧가루를 얼마나 넣을지 등을 선택해, 각각의 입맛에 맞는 제품 주문이 가능하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처음 선보인 서비스로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주문이 늘고 있다"며 "주문 즉시 소비자의 선택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신선한 김치를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워홈몰'에서 판매되는 모든 김치는 주문받는 즉시 생산에 들어간다.(사진 = 아워홈 온라인몰 '아워홈몰' 캡처)

아워홈에서도 지역색을 살린 '중부식 김치'와 '남도식 김치'를 선보였다. 중부식은 양파와 다시마 엑기스를 넣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남도식은 젓갈의 진한 맛이 특징인데, 표고와 북어 엑기스가 들어갔다.

한 시간만에 김장을 끝낼 수 있는 '김장김치 키트(KIT)'도 인기다. 절임배추와 김치양념으로 구성돼 김장 초보도 간단히 완성할 수 있다. 굴이나 젓갈, 배 등 원하는 재료를 더 넣으면 개성있는 김치가 된다.

아워홈은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아워홈몰'을 김치 판매채널로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몰에서 팔리는 모든 김치는 주문을 받는 즉시 생산에 들어간다. 숙성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일반 시판 김치와 달리, 신선한 상태로 배송된다. 김장철이 아닐 때도 선주문, 후생산 원칙을 고수한다.

동원에프앤비는 소비자가 직접 김장을 담가보고 집으로 김치를 배송받을 수 있는 '양반김치 김장투어'를 열고 있다. 1999년 시작돼 올해로 19회를 맞은 프로그램이다. 충북 진천의 양반김치 공장을 찾아 국내산 재료로 김치를 담글 수 있다.

올해 김장투어는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진다. 동원에프앤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 매 회차마다 인원이 꽉 차고, 매년 투어에 참가하는 분들도 있다"며 "식생활이 간소화되면서 간편하게 김장을 담글 수 있는 '김장투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업계에서는 김장비용이 줄어든 것과 별개로 포장김치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 아워홈 관계자는 "김장비용에 민감해서라기보다는 김장을 번거로워하는 요인이 더 크다"면서 "맞벌이 가정이나 1인가구가 늘고 있어 앞으로도 포장김치는 인기를 끌 것"이라고 짚었다.

대상 관계자도 "최근 포장김치 시장이 지난해 1702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17.9% 성장했다"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와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어, 포장김치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김장철인 올 11월초 기준 김장비용(배추 20포기 기준)은 전통시장이 22만4160원으로 지난해 24만6960원보다 약 9.2% 떨어졌다. 대형마트는 24만5340원으로 조사됐지만, 역시 지난해보다 9.9% 낮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