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끝'…한은,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상보)
저금리 시대 '끝'…한은,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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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회복 자신감…가계부채·美 추가 금리인상 예고 부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0.25bp(1bp=0.01%)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1년 6월(3.00%→3.25%)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이후 사상 최저치인 연 1.25% 수준에서 16개월 동안 동결시킨 바 있다. 

그동안 한은이 여러차례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낸 만큼 시장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에서 국내 채권업계 종사자 100명 가운데 82%가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지난 6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금리인상 깜빡이를 켰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하고, 이 총재가 "국내 경기가 금융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자 금리인상 신호는 더 강해졌다. 

우리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도 금리인상을 부채질 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 등으로 올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7년만에 최고치다. 4분기 성장률이 -0.5%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연간 경제성장률 3% 달성이 가능해졌다는 게 한은 측 계산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OECD의 경우 2018년과 2019년에도 3% 성장을 예측하며 우리나라가 3년 연속 3%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더했다. 

빠르게 몸집을 불린 가계빚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로 꼽힌다. 올해 3분기(7∼9월)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올려 가계부채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면 가계부채 총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축소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금리인상 압박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며 외화유출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고 당시 외환실무 담당자들이 현재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경기가 좋아져도 물가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저물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다만 한은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이 1.9%로 올라 목표치(2%)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한은은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물가 오름세를 제약했던 경기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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