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3%를 넘어섰지만 3분기까지의 실적이 예상을 넘어선데 비해 4분기엔 9년 만에 분기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올해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원인 분석이야 지난해 최장 추석연휴 때문이라는 둥 이러저러 분석들이 나오지만 한국사회가 정치적으로 한 고비를 넘어야 했던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평소 같으면 연말 밀어내기라도 독려하던 정부 관련부처들이 손놓고 있었던 영향 또한 크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 어차피 연간 성장목표를 달성했다는 안도감도 작용했을 수 있겠고.

그렇다면 걱정은 다소 줄어든다. 한시적인 현상일 테니까.

그러나 여전히 한쪽에선 걱정들이 줄을 선다. 재계 입김이 강한 매체들은 소득주도성장의 한계를 운운하고 또 누군가는 반도체에만 의존한 편향적 성장의 후폭풍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게다가 밖의 상황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미국이 시작한 환율전쟁으로 원화는 유로화 다음으로 많이 올랐고 미국 정부는 거기 더해 한국 수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시작했다. 이게 끝일지 시작일지 알 수 없으나 지금 추세가 그리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는 갈수록 거세지고 그로 인해 유럽에선 반 트럼프 정서가 더 확산되는 듯하다. 우리로서도 결코 달가울 게 없는 현상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다. 이미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해외 발 경고들은 나온 상태다. 그 가운데는 한국 제조업 경기가 후퇴 흐름으로 돌아갔다는 시장조사업체 분석도 있다. OECDrk 발표한 한국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11월 38개월만에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경기가 꺾이는 추세는 당연히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 뿐만 아니다. 신3고라고 이름 붙을 만큼 악재들이 몰려온다. 환율, 유가, 고금리까지.

거기에 미국의 무역장벽까지 가로막고 있으니 경제의 흐름이 원활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단호하게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한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에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WTO제소를 위한 양자협의는 아니라는 게 현 단계에서 정부의 입장인 모양이다.

외신에서는 한국이 WTO에 무역분쟁을 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아직 제소한 적은 없다는 한국정부의 답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부처에서는 미국의 조치가 GATT1994년 세이프가드 협정조항과 관련해 미국의 의무에 상반된다고 보고 있다는 외신의 인용을 보건대 대응조치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 모듈에 대한 제한적 세이프가드 발동이 향후 반도체`철강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한국 정부는 따라서 취할 수 있는 강력한 대응조치들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대통령이 됐고 그 취임해서도 입장을 계속 밀고 나가는 트럼프에 대해 안보문제가 걸려있는 한국 정부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트럼프 노선의 정당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이 두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극우 포퓰리즘으로 비판하면서 이민자를 배제하고 기후 변화 등에 협조하지 않는 등 트럼프 이후의 고립주의 노선이 인류의 진보를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은 트럼프의 극우 포퓰리즘을 ‘독’으로 비유할 만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와 동시에 자국내 극우정당들에 대한 경계를 동시에 담은 것으로 보이지만 어떻든 트럼프가 인류의 진보를 가로막는다는 의미를 거의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독선적 행보는 달라질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당장 자굮내 투자를 늘리고 따라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포기 할 사업가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빚으로 이룩한 소비시장일망정 가장 큰 시장을 무기로 휘두르는 트럼프 뒤에는 세계 국방력 1위의 현실적 힘이 버티고 있으니 그야말로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갑질’을 원 없이 하겠다는 데 대해 한국의 운신 폭은 상당히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시밭길을 헤쳐가야 할 정부의 치마꼬리를 붙드는 손은 국내에서 더 성화이니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