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보험사 M&A' 손익 계산은?…가즈아! 하기엔 무리
금융지주, '보험사 M&A' 손익 계산은?…가즈아! 하기엔 무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은행 강화, 미래의 먹거리, 순위 쟁탈전…'복합적' 요인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최근 보험사 예비실사에 참여하거나 인수를 거론하는 등 보험계열 확대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매물로 나온ING생명에 대한 기초실사(데이터룸 실사)를 진행중이다. KB금융그룹도 조회공시를 통해 그룹 내 보험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검토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의 이런 움직임은 우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은행의 수익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명실공히 지주의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의 경우 한 때 국민은행 비중이 70%를 넘어 지주라는 이름이 무색할 때가 있었다. 최근에는 KB손해보험, KB증권 등 M&A를 통해 자회사 규모를 키워 은행 비중이 66.0%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KB생명보험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11억원에 불과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불과하다.

이는 신한금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생명이 비교적 선방해 1206억원의 수익을 올려 그룹 당기순이익의 4%를 차지했다. 신한카드가 31.3%로 비은행부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 다른 이유는 보험업이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업은 포화상태로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지난해말 기준 0.5%밖에 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0.68%, 신한은행은 0.55% 수준이다.

향후 금리가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커져 수익이 늘어날수는 있겠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건 은행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른 업권의 미래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카드의 경우 정부 차원의 수익률 인하 압박을 받고 있고, 증권은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의 부침이 심하다.

이 가운데 보험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어 점차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지주의 경우 복합점포를 통한 오프라인 채널이나 통합 모바일 앱 같은 온라인 채널 등 판매창구를 다양하게 할 수 있어 고객확보도 보험 전업사들보다 훨씬 유리한 편이다.

보험사 인수 등 자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금융지주의 외형 부풀리기 및 실적 역시 확대된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보험사 인수 여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렇다고 금융지주들이 당장 보험사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사가 필요한데 시장에는 매물이 없다. MG손해보험 매각설이 나오지만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못미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다.

KB금융은 ING생명이 매물로 나와있지만 3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가격때문에 인수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보험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지주들은 1~2년 정도 상황을 지켜본 뒤 본격적인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