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이 지난 6개월간 정비를 마치고 28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로써 호텔신라는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에서 화장품와 향수를 취급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신라면세점의 첵랍콕공항 입점은 호텔신라에게 뜻깊다. 지난해 4월 사업권 입찰 당시 경쟁자는 듀프리, DFS그룹 같은 글로벌 면세사업자였다. 이들과 경쟁에서 호텔신라는 인천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운영 중인 화장품·향수 매장을 앞세웠다. 화장품·향수 전문 면세사업자라는 강점을 토대로, 2024년 9월까지 단독 운영권을 따낼 수 있었다.
업계가 호텔신라를 주목하는 이유는 아시아 3대 공항 유일한 사업자이면서 화장품·향수 전문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화장품과 향수는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아 이른바 ‘면세점의 꽃’이라고 불린다. 이를 두고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는 지난해 "호텔신라가 면세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신라면세점 쳅랍콕국제공항점 그랜드오픈 행사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 앨리스 우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최고운영매니저, 프레드 람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사장 등이 참석했다. 신라면세점 전속모델인 남성 5인조 그룹 하이라이트도 축하공연을 펼쳤다.
쳅랍콕국제공항점 이름은 화장품, 향수, 패션 전반에 걸쳐 '고객의 아름다움을 책임진다'는 의미를 담은 '뷰티앤유(BEAUTY&YOU)'로 지었다. 전체 규모는 약 3300㎡(약 1000평)이며 6개 구역에 총 200여개 브랜드가 둥지를 틀었다. '리파', '뷰티블렌더', '쓰리', '후' 등 60여개 브랜드는 첵랍콕국제공항에 처음 선보인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특화매장도 꾸몄다. 한국과 일본의 떠오르는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제안하는 '큐레이티드 존'(Curated Zone), 남성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는 '엘레멘츠'(Elements) 등이다.
뉴 제너레이션 매장은 한국과 일본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아시아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했다. 가상현실(VR), 디지털 스크린, 메이크업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신라 뷰티 셀프 메이크업' 앱을 이용해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안나수이, 케이트, 쓰리, 라뒤레, 어반디케이 등 여러 브랜드를 가상으로 얼굴에 발라 볼 수 있다. 겟 더 룩과 매직 미러 같은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브랜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큐레이티드 존은 메이크업과 패션을 결합해 시즌별 유행하는 스타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상주하며 개인별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해준다. SK-II '피부 분석', 아틀리에 코롱 '각인' 등 브랜드별 서비스도 제공한다.
남성 전용관 엘레멘츠에선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그루밍 브랜드인 하우스99를 비롯해, 이탈리아 수제 가죽 브랜드 브리치아니, 이탈리아 수제 우산 브랜드 말리아 프란체스코,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 빅트릭스 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호텔신라는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마카오국제공항과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5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7000억원 규모로 국내 면세사업자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첵랍콕국제공항점은 올해 1분기 매출 942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기록하며 영업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올해는 전체 해외매출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첵랍콕국제공항점을 그랜드 오픈하게 되면서 아시아 3대 허브 공항에서 운영 중인 모든 신라면세점이 완전체를 갖추게 됐다. 첵랍콕국제공항점은 글로벌 톱(Top) 면세점 사업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