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내 6개 철강업체가 철근 판매가격을 담합하다 경쟁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에 참여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와이케이스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철강사들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총 12차례의 합의를 통해 각 월의 직판향과 유통향 물량의 할인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의 국내 철근공급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약 81.5%다.
직판향은 제강사가 대형건설사에 직접 판매하고, 유통향은 유통사를 통해 중·소 건설사에 판매되는 형태다. 철근 가격은 분기별 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준가격에 각 제강사별로 다른 할인폭을 적용해 실제 판매가가 결정되는 구조다.
직판향 물량의 경우 담합 초기에는 단순 할인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결정됐지만 2015년 8월 이후에는 총 8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월별 할인폭이 합의됐다. 유통향 물량도 12차례 월별 할인폭이 결정됐다.
합의가 있는 달은 합의 내용이 실거래가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5월 이들이 담합을 통해 기준가 대비 최대 할인폭을 8만원으로 제한하자 유통가격은 52만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업체별 과징금은 △현대제철 417억6500만원 △동국제강 302억300만원 △한국철강 175억1900만원 △와이케이스틸 113억2100만원 △환영철강 113억1700만원 △대한제강 73억2500만원 등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6개사들은 합의 효과가 약화되면 재합의와 실행을 반복함으로써 담합 효과가 유지되도록 했다"면서 "원자재 시장은 소수 기업이 물량을 공급하는 과점시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담합 적발 시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