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기침체 길고 깊다"…ECB, 다시 '돈풀기'
"유로존 경기침체 길고 깊다"…ECB, 다시 '돈풀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CB, 연말까지 금리 유지…9월 경기부양책 재가동
올해 유로존 성장률·인플레이션 전망치 대폭 하향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말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또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인 'TLTRO-Ⅲ'를 도입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의 경기침체가 생각한 것보다 길고 깊다고 진단하고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버리는 한편, 대규모 부양 카드까지 들고 나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멈춘 미국과 대규모 부양에 나선 중국에 이어 확장적 통화정책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ECB는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적어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TLTRO-Ⅲ'에 대해 "경제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우호적인 은행대출환경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0%,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40%와 0.25%다. ECB는 지난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여름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었다가 가이던스를 변경했다.

ECB는 'TLTRO-Ⅲ'에 대해 오는 9월부터 시작해 2021년 3월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새 프로그램의 만기는 2년이다. TLTRO는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주택담보대출 제외)을 더 많이 하는 은행을 상대로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ECB는 2014년 9월∼2016년 6월에 1차, 2016년 6월∼2017년 3월에 2차 TLTRO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시장에서는 유로존의 최근 경기둔화세로 인해 ECB가 실물경제 부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ECB는 또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을 재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재투자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유로존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3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시작해 지난해 말 종료했다. 지금까지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사용한 자금은 2조6천억 유로 규모다.

이와 함께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위험 등을 언급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하향한다고 밝혔다. 또,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로 기존과 동일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1.6%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1.7%에서 1.5%로, 2021년 전망치도 1.8%에서 1.6%로 각각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유럽의 경기침체가 이전에 생각한 것보다 길고 깊다"고 분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