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발견 시 형사 고발···'관치 논란' 증폭 조짐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관치금융 논란 속에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그리고 가맹점간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대형가맹점들이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수수료 협상 과정의 '위법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적용실태 점검 등을 통해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형사고발도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앞으로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관치 논란이 증폭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산정 관련 설명'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처벌 대상은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한 대형 가맹점이 될 것"이라며 "가맹계약 해지 시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여전법상 적격비용 기반의 수수료율 산정원칙과 수익자부담 원칙의 틀 내에서 자율적 합의를 통한 해결을 원칙을 하겠지만, 협상내용을 모니터링 하는 과정에서 카드사 또는 대형가맹점의 위법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당국이 제시한 위법사항으로는 △대형가맹점(매출액3억원이상)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금지행위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부당한 보상금을 제공하거나 카드사가 적격비용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 △대형가맹점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행위 등이다.
하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수수료율 요구'라는 문구가 모호해 법 위반 소지를 걸러낼 장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국장은 "적격비용, 원가에 관한 내용이 카드사별로 다 다르고 마케팅비용의 경우 업종별로도 천차만별이라서 일률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수료율이 적정한 지 획일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이런 부분은 개별 가맹점에 대해 얼마정도 산정됐는지, 가맹점과 협상과정에서 개별 건별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 갈등과정에서 여전법 위반 여부 외에 아무런 역할 없이 뒷짐만 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 국장은 "협상시 지켜야할 여전법 관련 규정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등 원만한 해결을 위한 여건조성 노력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율적 합의'를 통한 해결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윤 국장은 또한 소비자 피해와 시장혼란을 초래할 경우에 필요시 향후 입법 등을 통해 가맹계약 해지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국장은 "대형가맹점의 가맹계약 해지 시 소비자의 결제 불편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상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금융위는 가맹계약 해지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카드사 회원 및 해당 가맹점의 소비자에게 결제 가능한 카드를 신속히 안내하는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맹계약 해지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입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윤 국장은 "대형가맹점과 카드 수수료율 협상에 금융당국의 직접개입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협상불발로 카드결제 거부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