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은행들이 향후에도 자동화기기(ATM)를 계속해서 줄여나갈 경우 인터넷·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및 저소득층의 현금 이용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지급결제보고서'를 보면 국내에 설치된 ATM 대수는 2013년말 최고치를 찍은 이래 점차 감소 중이다. 2017년말 기준 12만1492대로 2013년말(12만4236대) 대비 2744대 감소했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ATM이 감소하는 속도가 빨랐다. 금융기관 ATM은 2013년 말 8만6810대에서 2017년 말 7만6755대로 4년 만에 1만55대 감소했다. 영업점을 축소하며 ATM도 같이 철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ATM 이용이 줄면서 수익을 내지못하는 기기를 감축한 것으로 보인다.
빈 자리를 부가통신사업자(VAN사)가 운영하거나 일부 은행이나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제휴해 VAN사와 운영하는 기기가 대체했다. VAN사 등이 운영하는 ATM은 2013년 말 3만7426대에서 2017년 말 4만4737대로 7311대 늘었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는 ATM 보급률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이런 변화로 인해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연령이 높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신용카드 등에 비해 현금 이용 빈도가 높아 ATM 이용 필요성도 크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도 커진다. VAN사 등이 운영하는 ATM은 이용 수수료가 900∼1300원으로 은행 ATM 보다 비싸다. 은행 ATM 수수료는 600∼1000원(타행고객 기준) 수준이다. 보고서는 "ATM은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에 익숙지 않은 계층에게 주요한 금융서비스 채널로 기능하고 있다"며 "ATM을 공공인프라 측면에서 인식해 ATM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사각지대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국에서는 ATM 배치가 지역적으로 균형되지 않아서 생기는 이용자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ATM 네트워크 운영사인 링크(LINK)사가 저소득 지역에 ATM 배치를 늘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