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비율 유지···B2B 렌탈 기준 합리화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카드사의 출혈경쟁은 막고 겸영·부수 업무는 확대한다. 아울러 대형가맹점과 법인회원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제한하고, 레버리지 규제 비율은 현행 6배를 유지하되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 및 중금리대출은 총 자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도입될 경우 여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카드사 겸영업무로 규정할 방침이다.
9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 16층에서 개최된 '카드사 CEO 간담회'에서는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대표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금융위는 카드업계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과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의 후속조치로 지난해 말부터 학계‧업계 등이 참여한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를 운영해왔다.
이날 금융위는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 방안'에서 △카드사 수익원 다변화△영업행위 규제 합리화△고객 등 안내·동의 절차 개선△자기자본 대비 총 자산 한도(레버리지) 규제 개선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 등에 관한 확정안을 공개했다.
먼저, 카드사의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겸영을 허용한다. 현재 정부는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 도입을 추진중인데, 관련 '신용정보법' 개정안 국회 계류중이다. 따라서 법 개정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도입될 경우 여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카드사 겸영업무로 규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신용정보법 개정안에는 자본금 등 최소한의 허가요건만 규정돼 있을 뿐 허가대상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또한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CB)이 도입될 경우도 카드사가 겸영하도록 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신용위험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효율적 자금지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빅데이터 제공 가능여부가 불명확했던 기존 법을 대폭 손질한다. 현행 감독규정상 카드사 부수업무인 '업무관련 취득정보를 활용한 자문서비스'에는 빅데이터 제공 가능여부가 불분명했다. 이에 업무관련 취득정보(빅데이터)를 분석·제공·자문할 수 있도록 '여전업 감독규정'을 개정한다.
카드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영위해왔던 렌탈업무 취급기준도 합리화한다. 현행 감독규정상 여전사의 부수업무로 렌탈업을 규정하고 있으나, 리스 취급중인 물건에 한해 건별 리스자산 범위 내에서만 취급 가능하고 단기대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취급대상 물건에 있어서 리스-렌탈간 본질적 차이 등으로 여전사의 렌탈업무 운영이 매우 제한돼 왔다. 당국은 렌탈수요 증가와 대상물건 다양화 추세를 감안해 여전사의 렌탈 취급기준을 합리화하는 감독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전사의 소형 렌탈업체 시장잠식 우려를 감안해 사업자 대상 렌탈(B2B)에 한해 대상 물건의 제한을 없애되, 리스자산 잔액범위 내에서 취급을 허용한다.
하지만 그간 논란이 됐던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레버리지) 규제 비율은 현행 6배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빅데이터 관련 신산업 진출 및 중금리대출 활성화 차원에서 총자산 계산시 이를 제외한다.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지급결제인프라를 제공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확보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카드사의 법인회원 및 대형가맹점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 행위를 제한한다. 예컨대 법인회원은 결제금액의 0.5%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 제공을 금지하도록 여전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법인카드 표준약관을 제정해 법인회원의 초년도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의 경제적 이익 요구자와 제공자 모두 처벌하기 위해서는 여전법 개정 필요해 법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대형가맹점의 경우 '부당한 보상금등의 요구・제공・수수 금지'의 범위를 구체화해 사내복지기금 등 출연, 여행경비 제공 등 부당한 보상금등 제공을 금지하기로 했다.
카드상품 수익성 심사도 강화한다. 현재 카드상품 출시 전 자체 수익성 분석 및 내부통제 기준 마련이 의무화 돼 있으나, 예상수익 과대산정 및 예상손실 과소산정 등 엄밀하지 않은 수익성 분석과 미흡한 내부통제로 사후에 손실이 큰 카드상품이 지속 발생해 왔다.
이에 따라 수익성 분석체계를 합리화하고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함으로써 과도한 부가서비스 탑재 자제를 유도한다. 부가서비스 비용이 새로운 카드상품 설계를 통해 합리적으로 예측된 이익(가맹점 수수료, 회원 연회비 등)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논의해 실효성 있는 수익성 분석기준 및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올해 안에 각사 내규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