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 시 캐시백 소비자 혜택, '굿바이'?
자동차 구매 시 캐시백 소비자 혜택,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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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백 혜택 쥔 대형가맹점 '갑질' 손 못써
고객 부가서비스·포인트 등 줄어도 속수무책
쌍용자동차는 오는 7일까지 4일 동안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개최되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 코란도를 경품차량으로 제공하고 후원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금융당국이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캐시백으로 돌려받는 '부가서비스'에 대해 개인 회원에 대한 혜택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드로 자동차를 구입하면 캐시백을 주던 기존 혜택도 '개인 회원' 범위로 보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카드업계는 쌍용차 등 카드 수수료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가맹점과 완성차 업계의 수수료 협상 우위를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8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인하한 뒤 카드업계의 불만이 이어지자 뒤늦게 나온 후속 조치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핵심 요구사항인 '대형가맹점 수수료 하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제외 됐다.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에 더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해도 마땅히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카드사는 계속해서 계약 유지를 위해 대형가맹점에 협상 우위를 내어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카드업계가 요구했던  '대형가맹점 갑질방지법 마련'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라 현대차, 쌍용차와 같은 대형가맹점들은 카드사에 1.89%의 수수료율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당국에서는 이 수수료율이 적정 수준인지 조차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카드사와 가맹점이 직접 논의하도록 시장에 맡긴다는 논리다.

카드업계는 완성차업계·통신사 등과 수수료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이같은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할 경우 대형가맹점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고, 결국 개인회원에 제공하는 캐시백·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 축소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예상돼서다.

당국은 오히려 앞으로 소비자가 내는 연회비랑 수수료 이상의 금전적 혜택이 생기는 카드는 앞으로 사실상 나오지 않도록 했다. 10만원의 연회비를 내는데 캐시백 등 혜택이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상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이 많은 기존 카드는 사라지는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에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지 않도록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인데,  수수료 협상도 원활히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이 사실상 아무런 확정적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사태를 보면 알겠지만 일개의 카드사는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힘이없다. 그걸 법제화 해달라는 게 카드사의 주된 요청사항이었다"며 "카드사가 더 어려워지고 그게 고객 대상의 포인트·캐시백 혜택 축소 등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전혀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통신사 등 대형가맹점과 법인회원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을 제한한다는 의미"라며 "지난해 대형가맹점과 법인회원은 수수료 수입보다 마케팅 비용이 많게는 140%에 이르러 리베이트성 이익 제공을 제한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캐시백 혜택'은 카드사의 '알짜 수익'으로 인기가 높았다. 카드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전액 카드로 결제하고 캐시백을 받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구매금액의 1~3%를 현금으로 돌려받는데, 통상 카드를 새로 발급 받거나 분할 결제 시 일부를 단계적으로 입금해주는 식이다. 예컨대 A카드로 대출받아서 결제를 하고, 캐시백을 많이 주는 카드로 다시 가입하는 고객도 있다.

하지만 당국이 자동차 카드 구입 시 1% 캐시백, 대형마트 이용 시 무이자할부와 같은 카드 혜택은 대형가맹점이 아니라 개인회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라는 이유로 법적 제도 마련을 거부하자, 카드사는 일반 고객에 돌아가는 이벤트, 사은 행사 등 일부 혜택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를 급격히 축소할 수 있는 여지도 없는데다 줄인다고 해도 사은행사, 이벤트 같은 일회성 마케팅을 줄이는 정도 밖에 없다"며 "당국의 발표를 봐도 우리가 요구한 부분이 확정적으로 결론 지은 게 없고, 계속 추가논의를 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된 바 없이 카드사에 떠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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