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일산을 포함한 경기도 고양시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시민 중 전철 이용객은 10명 중 2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국토교통부와 교통연구원이 신도시 입지와 광역교통 대책 수립 등에 활용한 '고양시 광역통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와 서울의 연계 통행량(2016년 기준)은 하루 평균 34만7113회로 집계됐다.
고양시로부터 출발해 서울에 도착하는 이동(모든 교통수단)을 각 '1회 통행량'으로 간주한 결과로 이 가운데 출퇴근 목적의 통행량은 11만1604회로 전체의 32.15%를 차지했다.
고양시민들의 목적지를 서울시 구(區)별로 나눠보니, 인접 은평구(5만8881회)로의 왕래가 가장 잦았다. 이어 △마포구(3만8100회) △중구(3만3448회) △영등포구(3만2176회) △종로구(2만5433회) △강서구(2만4928회) △서대문구(2만3919회) △강남구(2만1528회) 순으로 통행량이 많았다.
교통수단 가운데 전철을 이용한 비율(전철 분담률)은 중랑구가 90.6%로 가장 높았다. 고양시민들은 이 밖에 △관악구(69.5%) △동대문구(57.8%) △광진구(55.8%) △동작구(54.2%) △종로구(53.2%) △용산구(46.5%) △중구(46.3%) 등을 갈 때도 40∼70% 정도는 전철을 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체 통행량 순위로는 7위권에 드는 여의도 등 영등포구(4위), 강서구(6위), 서대문구(7위)의 경우 전철 분담률이 각 17.2%, 5.5%, 24.8%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 서부, 서남부권으로 이동하는 고양시민 10명 중 1∼2명만 전철을 이용할 뿐 나머지는 어쩔 수 없이 막히더라도 자유로 등 도로에만 의존한다는 얘기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아침 출근 시간대(2시간) 통행량을 분석한 통계에서도, 강서구(8591회)와 영등포구(8147회)는 고양시민이 다섯 번째, 여섯 번째로 많이 향하는 목적지였지만 전철 분담률은 고작 6.1%, 14.5%뿐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중구, 은평구, 종로구와 경의·중앙선이 경유하는 마포구를 오가는 고양시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서대문구, 영등포구 등의 경우 전체 통행량 규모에 비해 전철 통행 비중이 매우 작아 철도 교통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23일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 대책의 핵심으로서 발표한 '인천 2호선 지하철의 일산 연장'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대책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만약 인천 2호선이 일산과 남북 방향으로 이어지면, 이 노선은 일산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방향 노선들과 연계될 수 있다. 환승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고양, 일산 주민들이 서울 서남부 지역에도 충분히 철도 교통으로 쉽게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앞으로 은평구 새절역에서 관악구 서울대정문 앞까지 서대문·마포·영등포·동작구 등을 북남 방향으로 잇는 서부선 경전철과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파주∼동탄 구간)까지 완공되면 고양, 일산 주민들의 서울 왕래는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서울 진입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인천 지하철 2호선이 김포를 거쳐 고양으로 이어지면 이 인천∼김포∼고양 철도 노선만으로도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와 교통연구원 등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고양시와 인천시간 연계 통행량은 하루 8만6000회, 김포시와 인천시간 연계 통행량은 17만4000회, 고양시와 김포시간 연계 통행량은 10만1000회로 각각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광위 등의 분석 결과 이런 통행량과 1조원을 웃도는 사업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미 인천 2호선 고양 연결 사업의 비용 편익비율(B/C·경제성 지표)은 충분한 수준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