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하 수은)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차기 수은 행장에 대한 하마평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3명의 금융위원장을 배출한 자리라 더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행장의 금융위원장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된 차기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행시 29회),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행시 29회) 등이 후보자로 거론된다.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과 해외자원개발 등 대외 경제 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국책은행으로 글로벌 금융에 대해 잘 아는 인물들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번에 거론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통이다. 최희남 KIC 사장은 행시 29회 출신으로 한양대에서 경제학 석사, 피츠버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았다. 기재부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국제금융협력국장,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WB) 이사,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를 지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뒤 2017년 11월부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행시 30회)도 차기 수은행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제학박사를 받았다. 금융위 전신인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증권제도과, 금융정책과, 은행제도과 등 부서를 거쳤고, 금융위 출범 이후에는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이번 수출입은행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는 건 금융위원장 후보에 수출입은행장 출신 인사가 연달아 두 명째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 취임 4개월만에 자리를 옮긴 뒤 은성수 행장까지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올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9년 금융위원장에 오른 진동수 전 위원장까지 합하면 1998년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7명의 위원장 중 3명이 수출입은행을 거쳤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경제 전면전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위기 관리를 맡아서 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외적 악재들이 잇따라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이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이들이 이번 정부에서 많이 기용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