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1분만에 투자등급 95점"···DLF 투자자들 '분통'
[현장클릭] "1분만에 투자등급 95점"···DLF 투자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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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례지점에 투자자 항의 방문
투자성향 설문 및 설명서 요식행위 '의혹'
우리은행 DLF 투자자들이 위례지점을 항의방문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19일 우리은행 DLF 투자자들이 위례지점을 항의방문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가입 신청서 작성한 지 (투자성향등급이) 1분만에 95점이 됐어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19일 오전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을 항의방문해 상품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사기판매를 주장했다.

위례지점은 전 부지점장을 통해 40여명에게 총 70억원이 판매돼 전체 판매액 1200억원의 5% 이상이 집중된 곳이다.

이날 항의방문에는 2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KEB하나은행에서 DLF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일부 동참했다.

투자자들은 상품 가입 과정에서 상품에 대한 안내나 설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례지점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투자성향 설문조사를 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위례에서 가입한 사람들은 투자성향에 대한 설문을 직접한 사람이 없었다"며 "사태가 터지고 난 뒤 투자설명서를 받는 과정에서 이런 설문조사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가입자들의 설문조사지를 비교해 보면 모두 동일한 형태로 체크가 돼 있었고, 가입자 서명도 본인이 아닌 은행 직원이 임의로 했다"면서 "은행에 왜 설명서를 안 줬냐고 물으니 해당 상품은 원래 설명서 없는 상품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B씨의 경우 해당 지점에서 3개월간 3개의 상품에 가입했는데 투자성향 점수가 계속 상향 조정됐다.

B씨는 "은행이 권유한 3개의 상품에 가입했는데 나중에 상품 설명서를 받고 보니 하지도 않은 설문조사와 그에 따른 점수가 있더라"라며 "처음 ELS 상품에 가입할 땐 65점, 두번째에는 68점, 세번째 DLF에서는 95점으로 매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3개월 만에 점수가 계속 바뀔 수 있느냐"며 "상품 판매에 맞춰 설문을 임의로 작성해 점수를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은행 측이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우리은행 DLF 투자자가 주저앉아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19일 한 우리은행 DLF 투자자가 주저앉아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뿐만 아니라 이 상품이 단종될 것처럼 부추겨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채 가입한 사례도 다수 있었다. 일명 '단종 마케팅' 의혹도 불거진다.

C씨는 "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걸어놓고 가입을 기다리는데 곧 마감될 것 같다는 식으로 긴장감을 조성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항의방문한 투자자들 대부분은 '독일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을 입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 가입 서류에 형광펜 등으로 표시된 곳에만 서명 또는 체크하면 된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설명도 들은 바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 우리은행 DLF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날 최종 수익률 -60.1%로 상품 만기를 맞았다. 투자자들은 각자 마련한 피켓을 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고, 일부 투자자들이 눈물을 보이거나 주저앉는 등 소동은 있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150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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