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일부 여당의원들마저 경제상황을 고려하며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 오던 분양가상한제를 국토교통부는 수천개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지난 1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개월 전보다 0.3%p 하향한 2.1%로 전망했을 만큼 대내외 한국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수축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정점 직전까지 상승기를 버텨준 것은 건설경기라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건설부문은 큰 비중을 차지하며 나라 살림살이에도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추가적 규제인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면 건설경기의 위축을 가져올 것은 너무나도 뻔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1% 후반대 경제성장률로 추락하는 것은 아닌가란 걱정이 든다.
그간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예고는 오히려 주택시장의 혼란만 부추겼다. 잘 알다시피 분양가 상한제의 목적은 가격통제를 통해 주택시장의 가격 안정화라는 주작용인 치료효과를 기대했지만 의도치 않게 부작용이 났다.
우선 주택시장 질서의 왜곡이 생겨버렸다. 정부가 시장가격 이하로 가격을 설정함으로써 분양을 받은 이에게는 시세차익이라는 특별한 자본적 프리미엄을 줬다.
물론 다른 이들도 이러한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너도 나도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분양시장의 모습은 과거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기회의 장이 아닌 투기판으로 점점 변질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정부가 원하는 분양가 규제를 통한 하향 안정화는 주택을 분양받은 이에게만 시세 차익이 주어지는 형평성의 문제를 생산했다. 분양가상한제 입법예고가 일시적으로 가격안정 효과는 갖고 왔다. 그러나 시행이 된다면 단기적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본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해 분양물량 감소세가 확대될 것이다. 즉 가격규제가 주택 공급량을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주택공급 감소는 주택 가격안정은커녕 희소성을 키워 주택가격을 상승을 유발시킨다. 재건축과 재개발 그린벨트 해제 이외에는 주택공급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서울의 경우 공급대비 구매하려는 수요자층이 너무나도 두터워 현재 거래들이 호가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며 신축단지들은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흔히 '로또 아파트'가 등장할 거란 기대감이 임차수요를 증폭시켰다. 주택구매 예정자마저도 청약 대기자로 전환시켰고 과거 '주택복권'을 연상시키며 당첨을 기대하며 전세로 살아야 하는 분위기로 변화했다. 이렇게 증가하는 임차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하던 전세시장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증여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면 공급축소와 청약당첨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집을 파는 것보다는 증여를 통해 가족 간의 거래로 부동산 자산 유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증여 건수의 절반 이상이 고가주택이 즐비한 강남 4구에서 일어나고 있다. 결국 증여를 통한 부의 세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부동산시장에서 정부는 수급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지금처럼 삽시간에 유튜브, SNS 등으로 각종 정보가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시대에서 정부가 시장에 대응하기란 어렵다.
규제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주거형태와 주거문화에 고민을 해야하며 주택산업의 변화 또 주거혁신에 기여한다면 오히려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가격안정화라는 주작용이라면 기쁘겠지만 부작용이 발생된다면 청년과 서민층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주택마련의 목표가 된다. 분양가상한제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정부는 부작용이 난무하는 집값잡기 정책이 아니라 스스로 주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청년과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지금은 부동산정책 상한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