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사모펀드 유동성 실태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손실을 가져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과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사모펀드의 유동성 현황 및 자산 구성 내역, 운영 구조, 판매 형태(개방형·폐쇄형), 레버리지 현황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차질이 유동성 악화 때문인 점을 고려해 사모펀드의 유동성 현황은 최우선 점검 대상이다.
자산운용사는 평소 환매 요구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해 두는 등 펀드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같은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는지가 집중적인 점검 대상이다.
또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자산이 대거 편입돼있는 만큼 메자니 투자 펀드도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메자닌 같은 고위험 자산에 펀드 투자가 집중될 경우 상대적으로 처분이 쉽지 않아 유동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이와함께 차입(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서 펀드가 구조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은지, 높은 비율의 레버리지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얼마나 되는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우선 증권형과 파생형 상품 위주로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최근 DLF 사태에서 문제가 된 사모펀드도 파생형 상품이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사모펀드는 1만1천336개로, 이 가운데 증권형은 3천691개이고 파생형은 1천912개다. 나머지는 부동산형(1천773개), 특별자산형(1천318개), 혼합자산형(2천623개) 등이 있는데 부동산펀드 등은 통상 만기가 3~5년으로 길고 금감원의 정기점검이 실시된다. 6월 말 현재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는 186개다.
앞서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와 8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는 사모펀드 실태 조사에 대한 필요성이 거론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제도 전반에 대해 허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