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저금리 여파에 수익전망 '빨간불'···목표가 줄하향
은행株, 저금리 여파에 수익전망 '빨간불'···목표가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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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사진=각사)
(왼쪽부터)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반기까지 선전했던 은행주들이 부침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대장주마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조짐으로, 반등도 요원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지속하는 저금리 기조에 업종 전반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하는 추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장 대비 300원(0.68%) 떨어진 4만3550원으로 닷새 만에 반락했다. 여전히 '금융 대장주'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5월 신고가(4만8000원)를 터치했던 당시와 비교해 9.3%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4계단 떨어진 10위에 턱걸이한 상태다.

연초 '대장주' 자리를 내준 KB금융지주는 2.73% 내린 4만2800원에 거래를 마쳐 15위로 밀렸다. 신한지주와의 시총 격차도 2조7500억원으로 벌어졌다. 3만원대 중반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8월 이후 깜짝 반등했지만,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해외 기업설명회(IR)와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에도 신통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 은행주인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월13일 재상장 이후 20.5%의 낙폭을 보이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는 그나마 양호한 흐름이지만, 4만원선을 넘어섰던 올 초에 비해 뒷걸음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의 주가 추이(네이버)
신한지주와 KB금융의 주가 추이(네이버)

신한금융지주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9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KB금융(9403억원)을 413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83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오는 30일 발표 예정인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5935억원으로 추정된다.

은행주는 3분기 대체로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업종 수익 악화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 반등 모멘텀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렸다. 7월과 10월 1.25%로 재차 인하해, 사상 최저치가 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예상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에 이은 10월 금리인하로 3~4분기 MIN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연간 NIM은 올해 대비 5bp(1bp=0.01%)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올 2분기 말 NIM은 1.6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67%)과 견줘 6bp 떨어진 수준이다. 7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반영 시, 1.5%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3분기 1.92%로 2%를 목전에 뒀던 당시에 비해 큰 폭 하락한 규모다.

정부의 금리 인하 형태의 경기부양책이 금리 하락 고착화를 야기해, 은행의 장기적 수익 전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중심의 정부 정책이 하반기 이후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은행을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이익 훼손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면서 은행업종의 투자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으면 마진 하락, 자산관리 수익 감소 등 은행의 이익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수익 악화 전망이 고개를 들자, 증권가에선 은행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5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하나금융지주도 5만85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12.8% 내려잡았다. IBK투자증권 역시 KB증권의 목표주가를 6만3000원에서 6만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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