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경찰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으로 조사 중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연내에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고문 부정 위촉 의혹을 받는 황창규 KT 회장도 올해 안에 수사를 마무리 짓고 송치할 방침이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는 개인 형사사건 소송 비용을 회삿돈을 빼돌려 변호인 선임료 등으로 쓴 혐의를 받는 조 회장과 관련해 "올해 안에 (수사)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변호인들이 회사 경영 전반과 관련 법률자문을 맡는 것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총수 일가 형사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그간 고위 전관 출신(검사장 등 고위직)을 포함한 변호인들과 법률자문을 계약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참여연대는 올해 4월 변호사 비용 대납 혐의로 조석래 전 회장과 조 회장 부자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달 30일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협의로 소환해 18시간 여에 걸쳐 조사했다.
경영 고문을 부정하게 위촉해 로비에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황 회장에 대해서는 "조사받는 내용을 종합해서 검토 중이고 조 회장보다 빠르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두 사건의 기소 의견에 대해서는 "현재 법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구속은 면했다. 실형이 선고 되도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도주나 증거인멸 등의 염려가 없는 경우 재판부 재량에 의해 법정구속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당시 재판부는 "횡령 및 외국환거래법 등으로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아랑곳하지 없이 횡령을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며 "진지하게 잘못을 반성하는지 의문이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선 검찰과 조 회장 측 모두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재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1월말이나 다음달 내 첫 항소심 공판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