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공모 접수 마감 이틀을 앞두고 3강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현직 증권사 사장-전직 증권사 사장-현직 자산운용사 부회장' 체제로, 자본시장에서 관록을 자랑하는 이들의 승부다.
후보들의 색깔이 각기 다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협회 개혁과 내부 결속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 우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경제와 투자자, 기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증권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금융투자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신 전 사장은 "증권업은 무엇보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는 바탕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37년간 생각하고 닦아왔던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국을 설득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간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현재 금투협이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다"면서 "강한 설득력과 장악력을 바탕으로 협회 직원들을 이끌어 회원사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협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사장이 차기 협회장 도전을 결심하면서, 앞서 출사표를 내민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정기승 KTB투자증권 부회장과 3강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됐다. 공모 마감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 이 같은 체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은 1979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1999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증권·비은행·은행감독국장에 올랐다.
이후 2006년부터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감사,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현대증권(현 KB증권) 상근감사위원, KTB투자증권 사외이사 등을 맡았다. 금융당국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거쳤다.
또 다른 후보인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1985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 35년째 증권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2012년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른 후 2번 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대신증권 수장에 올라 있다. 자산관리(WM), 홀세일, 투자은행(IB) 등 다양한 분야에 몸담았다.
초대형IB와 중소형 증권사 간 균형 잡힌 이익을 도모하고, 오랜 기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민, 관, 정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아직 마땅한 인물을 점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간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고사하면서 선거전 열기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초 이들로 향하려던 표심이 어디로 갈지 쉬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익히 알려진 대로 금투협회장은 연봉이 증권사 CEO보다 절반도 안 되고, 자리가 주는 부담도 대단히 막중하다"면서 "이러한 점들을 감수하고 출마를 결심한다는 건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후보 모두가 금투협회장으로서 자본시장 발전 등 관련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협회 내부 조직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인물이 적임자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협회장 자리에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은 자타공인 능력이 검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금투협 노사 문제가 오랜 기간 흠결로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협회 개혁·내부 결속 의지를 어필할 수 있는 후보가 회원사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투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4일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공모한다. 후추위는 이후 서류와 면접, 심사절차를 거쳐 후보자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296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회원 총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통해 차기 회장에 선출된다. 금투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