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후보 관료출신 하마평 '무성'···'新관치·자질론' 시끌
기업은행장 후보 관료출신 하마평 '무성'···'新관치·자질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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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식·정은보·유광열·최희남 등 거론
금노-시민단체, '강력 반대' 공동성명
기업은행 노조가 본점에 마련한 부스 (사진=박시형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본점에 부스를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차기 은행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차기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들이 거론되자 금융노조와 시민단체들이 '낙하산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들어 잠잠 하던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금융권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기업은행장 임명권을 가진 청와대가 이미 주요 후보에 대해 인사검증을 마쳤고, 이르면 이달 중순 최종후보를 공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10여년만에 외부 낙하산 인사를 은행장에 임명해 '신(新)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6년전 박근혜 정부가 기업은행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을 내정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이라며 맞섰다"며 "그런데 6년 전과 똑같은 현 사태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업은행은 3번 연속 내부 출신이 은행장에 선임됐는데, 이 때문에 조직 내 파벌 문화가 생겼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부 출신이 자리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그럴듯한 명분하에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 대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다.

금융노조 등은 낙하산 인사로 인해 모처럼 정착된 자행출신 행장을 배출하지 못할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거론되는 후보들 면면에 대한 자질론이 거세다.

기업은행은 국책 금융기관이긴 하지만 전국 수백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시중은행과 같은 구조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와 명확한 비전을 가진 인물이 행장이 돼야 하는데, 이같은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모두 관료 출신으로 은행업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다.

금융조조 등은 성명에서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관치금융으로 돌아가는 일만은 막아야 할 것"이라며 "명분없는 낙하산 임명부터 막는 것이 금융 개혁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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