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30일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신청한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방송 분야의 합병 변경허가 및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선 심사위원회에서 조건 부과를 전제로 적격으로 판단함에 따라, 합병 변경허가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전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번 심사를 통해 과기정통부는 태광산업의 SKB 주식취득을 조건 없이 인가하기로 했다. 태광산업이 기간통신사업을 하지 않고, SKB를 지배하는 최대주주 SK텔레콤(74.37%)이 별도 존재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또 SKB의 티브로드 합병의 경우,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 합병은 인가하기로 하되, 통신 시장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인가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
먼저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군(群)(SKB 및 SK텔레콤 등 SKB 계열회사)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지배력 유지·강화가 우려되므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 동등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또한 피합병인 티브로드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부당한 영업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부과했다. 케이블TV 가입자를 SK텔레콤군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을 못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두 회사가 주요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으므로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보완해 중요통신시설의 출입구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등을 조기 구축토록 했다. 아울러 농·어촌 등 음영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세워 2022년까지 시행하도록 했다.
또 과기정통부는 방송 분야의 경우 방송법에 따른 변경허가 2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전동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방통위의 의견을 반영해 변경허가에 대한 조건 등 상세한 심사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과기정통부는 변화하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의 자발적 구조개편 노력에 대해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과 이용자의 편익 향상, 방송의 공정성 제고 등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가·허가 등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관계자와 전문가 심사위원단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방통위 사전동의 심사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로서의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