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관리기, 맞춤형 냉장고, 맥주제조기도 '눈길'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에 없던 신개념 가전을 선보이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는 가전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1인 가구'와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를 겨낭해 양사가 내놓은 신가전들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일부터 10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전통적인 백색가전에서 더 나아가 최신의 소비자 취향과 요구가 반영된 생활밀착형 신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양사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소비문화를 반영하듯 유사한 형태의 식물재배기를 공개했다. 먼저 LG전자는 지난달 26일 첫 공개한 가정용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이번 CES에서 선보였다. 외관상 양문형 냉장고나 의류관리기와 흡사한 모습인 이 제품은 복잡한 채소 재배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되는 것이다.
상추, 케일 등 다양한 채소를 정밀 온도제어 및 급수제어 기술을 활용해 기기가 알아서 키워준다. 총 4개 선반으로 구성된 기기에서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는 채소는 총 24가지이며, 일체형 씨앗 패키지는 씨앗, 토양, 비료 등 채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한번에 담겼다.
삼성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식물재배기 시제품을 깜짝 공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프라이빗룸에서 이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의 식물재배기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적합한 씨앗 패키지를 고르면 LED(발광다이오드)를 통해 광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물을 공급해 식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다만 아직까지 제품 개발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구성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새로운 콘셉트의 라이프스타일 가전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보관하는 내용물에 따라 '와인큐브', '비어큐브', '뷰티큐브' 등 큐브 형태의 맞춤형 소형 냉장고를 선보였다. 삼성 공기청정기 '무풍큐브'에 적용됐던 큐브 디자인을 응용한 제품이다. 소형 사이즈로 침실이나 주방, 거실 등 집안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두고 사용할 수 있다. 또 단독으로 설치하거나 위·아래로 쌓아 사용 가능해 공간 활용에 편리하다.
또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의 원리를 적용, 집에서도 쉽게 신발을 관리할 수 있는 '신발관리기'도 공개했다. 신발 착용 및 세탁 후 기기에 넣어두기만 하면 탈취는 물론 습기까지 제거해 최적의 상태로 신발 보관이 가능하다. 장마철이나 눈이 많이 오는 날에도 외출 후 간단하게 신발을 말릴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큐브 냉장고와 신발관리기는 올 상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앞서 공개한 신개념 혁신 가전을 다시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씽큐 핏(ThinQ Fit) 콜렉션' 공간을 마련했다. 씽큐 핏은 지난 9월 IFA 2019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3D 카메라를 활용해 사용자와 유사한 아바타에 다양한 스타일과 사이즈의 옷을 입혀볼 수 있다. 사용자가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피팅감을 확인하고 바지단 길이를 가상으로 조절하는 등 온·오프라인 쇼핑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또 씽큐 핏과 연동된 서비스를 통해 옷을 구매할 수 있고 추천까지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CES에서 공개해 주목을 받았던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역시 함께 전시했다. 이 제품은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취향에 따라 2~3주 만에 약 5리터의 인디아 페일 에일,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고객들이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캡슐 패키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에서 선보이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정체된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기존에 없던 혁신 가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신가전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