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유통공룡인 롯데·신세계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 전략을 다시 짠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매출이 부진한 점포는 문을 닫고,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맞춰 매장 구조를 혁신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을 뼈대로 한 올해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우선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운영 중인 700여곳 점포 가운데 약 30%(200여곳)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거나 명예·희망퇴직 등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몸집 축소에 인력 구조조정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쇼핑 전체 직원은 지난해 9월 기준 2만6285명(시간제 근로자 8551명)에 달한다. 롯데마트의 경우 점포당 평균상주 근로자(파견사원 포함)가 400~500명 정도다.
이처럼 롯데쇼핑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79억원으로 전년대비 28.3%나 감소했다. 매출액마저 17조6328억원으로 1.1% 줄었다. 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쇼핑은 유통회사를 버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총 100만평의 넓은 매장 공간과 40년간 축적된 상품기획 노하우, 소비자 3900만명의 데이터 등 롯데쇼핑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다각도로 활용해 체질 개선을 진행한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업태간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탈바꿈한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 식품 매장의 경우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한다. 마트 패션상품 판매는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구매력을 갖고 있는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런식으로 기존 매장 운영 개념을 벗어던지고 공간을 융합한다.
또 모든 소비자·상품·행동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오프라인과 이커머스 강점을 합쳐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음달에는 7개 쇼핑 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출범한다.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 역시 비효율 전문점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문점 사업 적자 규모는 연간 약 9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전년보다 67.4% 줄었고. 지난해 2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올해 기존점포의 30% 이상을 탈바꿈한다. 월계점의 경우 그로서리(식료품)와 식음 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흐름에 맞는 입점 업체를 유치해 그로서리와 쇼핑몰이 결합한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다른 점포들 또한 그로서리를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작년부터 일본 잡화점 돈키호텔를 본 딴 삐에로쑈핑 7개점의 영업을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있다. 헬스케어·화장품 전문점인 부츠의 경우 지난 7월에만 18곳의 문을 닫았다.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지난달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는 판교점을 폐점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대구점도 영업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인 노브랜드와 센텐스의 경우 수출을 확대하고 체험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올해 13개 점포를 낸 데 이어 내년에는 10개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30대 젊은 충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를 이마트 내 '키 테넌트'로 육성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의 성장과 경제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의 위축은 오프라인의 위기로 직결됐다"며 "살아남기 위해선 비효율 점포는 과감히 접고 잘하는 것은 더욱 키워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