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거래허가제' 시행에 거래침체 우려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부동산 거래 신고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분양시장 역시 건설사들이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는 등 눈치보기 장세에 접어들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에서 6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한다. 수원과 의왕 등 조정대상지역에선 3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도 제출이 의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할 때 계획서 증빙서류도 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 상에 매입 자금을 상세히 기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잔액 잔고증명서, 주식거래내역서, 증여·상속신고서나 납세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이나 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임대차계약서, 부채증명서나 대출신청서, 차용증 등 15종에 달하는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12.16 부동산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으로 과거보다 주택 거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감소세다. 신학기 이사 수요 등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나야 하지만 대출규제와 코로나 영향으로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만1493건으로 고점을 찍은 후 △12월 9601건 △1월 6335건 △2월 6202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12일 현재 522건으로 일평균 43.5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3월(73.5건) 보다 40%가량 줄었다. 아직 미신고 된 것이 많지만 지난달 21일부터 주택거래신고일이 종전 60일에서 30일로 단축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이에 일선 공인중개소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 강남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난해 정부의 12.16대책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인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방문이 방문조차 꺼리고 있다"며 "현재 전화문의 정도만 오는 정도로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세 눌러앉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전세수급지수'는 160.9로 전월(154.4) 보다 6.5포인트(p) 올랐다. 이는 2016년 10월(171.4) 이후 3년 4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기준 전세수급지수도 157.7로 2016년 11월(164.4) 이후 최고치다.
분양시장도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분양시장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상당수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인포 조사 결과 2월초 계획 됐던 2월 분양물량은 1만3789가구(아파트 일반분양가구 기준. 임대제외)였으나 최종 실적은 5064가구로 계획대비 36.7%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전세에 눌러앉아 주택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주택 거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종식 후 2~3개월은 지나야 거래심리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택조달계획서가 사실상 주택거래 허가제와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자금출처를 밝혀야 하는 현금부자들이 주택거래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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