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증시안정펀드 분담 '1조원씩'···BIS 비율 '발등의 불'
5대 금융지주, 증시안정펀드 분담 '1조원씩'···BIS 비율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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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권안정펀드 6조7천억 부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불안해진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조성하기로 한 펀드의 구체적인 뼈대가 갖춰지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과거 가동된 전례에 따라 금융회사의 자산 규모에 따라 출자액이 결정되고, 증권시장안정펀드는 5대 금융그룹이 각각 1조원씩 부담하는 방안이 유력시 된다.

25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우선 금융위기가 한창 2008년 12월 조성된 10조원 규모가 재가동된다.

당시 산업은행이 2조원, 나머지 은행들이 6조원 등 은행권에서 8조원을 출자했고, 보험사가 1조5000억원, 증권사가 5000억원을 부담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실제 돈을 내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2011년 12월까지 실제로 집행된 금액은 5조원이었다. 이듬해인 2012년 전액 회수됐고, 4% 중반대 수익도 났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2017년 1월 재가동이 검토되면서 약정비율이 조정됐다.

산업은행 2조원은 동일하되 나머지 은행의 부담금이 4조7000억원으로 변경됐다. 조정된 은행별 출자액은 KB국민은행 7200억원, 신한은행 6700억원, 우리은행 7100억원, 하나은행 6800억원, NH농협은행 5900억원이다.

정부가 이번에 채권시장안정펀드를 '10조원+10조원' 규모로 가동한다고 했을 때 앞의 10조원은 기존 조성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말한다.

따라서 1차로 정부가 캐피털 콜을 3조원 내외로 한다고 할 때 이 비율대로 각 은행이 자금을 부담하면 된다. 추가로 조성할 10조원의 출자비율은 그사이 달라진 금융회사의 자산규모가 반영돼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와 관련해 신한·KB금융·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각 1조원씩 부담하고 나머지는 각 업권의 선도 금융회사 18개사와 증권 유관기관이 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는 1조원을 마련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금융그룹이라고 하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금융그룹이 자금을 낼 여력이 있는 자회사가 은행밖에 없어 증권시장안정펀드 기금 조성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사실상 은행이 채권시장펀드에 이어 증권시장펀드에도 상당한 금액을 출자해야 해서다. 특히 채권과 달리 주식은 상대적으로 더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어서 은행은 주식 투자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주식은 자산 건전성의 평가할 때 위험가중치가 300%로 계산된다. 즉, 주식에 1조원 투자하면 위험가중자산이 3조원 늘어난 것으로 간주돼 BIS 비율이 크게 떨어진다.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고려해 증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한 금액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 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채권시장안정펀드도 간단치 않다. BIS 비율 하락 문제는 증권시장안정펀드와 동일하다. 다만 위험가중치가 낮을 뿐이다.

2008년 당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일정 정도 이익을 거뒀으나 현재는 그때와는 다르다고 은행 측은 말하고 있다.

2008년은 금융위기로 회사채가 팔리지 않았다면 현재는 실물경제가 흔들려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투자적격 등급(BBB-) 이상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회사가 망하면 투자적격 등급의 의미는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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