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공멸 위기에 처한 가운데 임금 반납과 유·무급 휴직에 이어 '감원 칼바람'이 불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날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메일을 보내 다음 달 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수습 부기장은 통상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수습 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이번에는 회사의 경영 사정 악화로 부득이하게 계약이 해지됐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너무 어려워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정규직 전환을 해줄 수 없게 됐으나 향후 상황이 나아지면 신입 채용 때 우선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추후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이들을 우선 고용하겠다는 대표이사 명의의 안내서를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한 달간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Shut down)'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에는 아예 급여 지급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한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감원 사태가 확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항공업계가 직원을 신규 채용한 뒤 짧게는 8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인턴 등의 비정규직 기간을 거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인턴과 수습 등 비정규직 직원들의 고용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대한항공도 이달 초 2년차 이상의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희망 휴직을 받은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단기 휴직 신청 대상 범위를 인턴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승무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