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했지만,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선 총회를 강행하고 있다. 총회 일정이 미뤄질수록 조합원들의 손해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의 합동 홍보설명회를 오는 12일 엘루체컨벤션 6층 노천 옥상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예정된 시공사 합동 설명회가 지자체의 제지에 무산되자 이번엔 야외로 장소를 바꾼 것이다. 조합 측은 코로나19로 정부가 실내 모임을 금지하고, 나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해 야외 총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업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주의 한 재개발 조합 역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연기와 중단을 거듭한 총회를 오는 11일 야외 총회로 변경,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고덕그라시움)와 강남구 개포시영(개포래미안포레스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1일 야외에서 조합 총회를 강행하기도 했다.
이들 조합이 총회를 서두르려는 것은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수록 이주비 이자와 사업비 조달 등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의 재산상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총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다"면서 "조합 내에서도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도 실질적으로 조합이 주최하는 설명회를 막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울시가 총회 등을 강행할 경우 관련 규정(감염병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고발뿐 아니라 행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낸 만큼 조합과의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18일 이전에 총회를 강행할 경우 고발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