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펭하(펭수 '하이'의 줄임말)! 적금통장 만들고 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펭수'가 KB국민은행 적금 통장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펭수가 KB국민카드에 이어 국민은행과 손을 잡은 것인데, 국민은행과의 첫 협업은 펭수 모습이 그려진 적립식 통장 출시였던 것이죠.
14일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날 출시한 펭수 적금 통장이 하루 만에 800매가 발급됐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카드가 지난 2월 내놓은 '펭수 체크카드'가 출시 첫날 4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큼 적은 숫자지만, 별다른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만들어낸 결과라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펭수는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운영하는 펭귄 캐릭터입니다. 지난해부터 '어른들의 뽀로로',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대세 스타로 자리 잡았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펭수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디지털 전환, 젊은 고객층 유입, 이미지 변신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국민은행은 펭수 특유의 인사법인 '펭하'와 '펭빠(펭수 빠이의 줄임말)' 포즈를 통장 앞뒷면 디자인으로 사용해 친근감을 높였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펭클럽(펭수 팬클럽)'들이 펭수 적금 통장 발급 성공을 인증하며 '인기템'으로 등극할 조짐도 보입니다.
'은행 지점에서 통장 겉표지에 적금 상품과 이름을 기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 깨끗한 표지를 얻을 수 있다', '입출금이 아닌 적금(적립식) 상품에 가입한 사람만 펭수 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다' 등 조언들도 속속 올라옵니다.
국민은행 적금에 가입했던 고객이라면, 새로 적금을 들지 않아도 펭수 통장을 발급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 적금 통장 기입 면이 다 찼거나, 분실해서 재발급할 경우 펭수 통장으로 교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단 통장을 재발급 받으려면 2000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펭클럽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펭수 적금' 상품 출시는 아직까지 미지수 입니다. 통장 앞뒷면에 펭수 그림만 있을 뿐 상품으로는 출시가 안된 것이죠.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펭수를 적극적으로 등장시킬 계획"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펭수를 활용한 별도 상품 계획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