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충격이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키고, 경제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의 부동산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SARS) 및 금융위기 발생 상황과 같이 주택거래량이 감소한다면, 민간소비지출은 연간 0.2%에서 1.5%까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인 '주택 거래량 감소'를 주택시장 침체의 대리변수로 판단해 이에 따른 부동산 산업의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사스 발생 당시 주택거래량은 3% 감소했는데 이때 민간소비지출 실질 감소액은 515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산업은 생산 유발효과 약 7400억원, 부가가치1조9000억원, 고용 1만6000여명 등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거래량이 19.8% 감소할 땐 연간 민간소비지출의 실질 금액은 3조2000억원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부동산 생산유발효과 4조6000억원, 부가가치 12조2000억원, 고용 1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비주거용 부동산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임차자 어려움 증가 △거래 감소 및 자산가치 하락 △금융부실 확대 △경매 증가 등의 위험 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임차자 대출 및 임대인 대출이 모두 존재해 금융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중 소득 대비 이자상환률 100%가 넘는 차주가 6.5%에 달했으며, 비주거용 담보대출은 거치식·단기식 만기구조 비중이 높아 만기상환 시 어려움에 빠질 경우 리스크는 빠르게 확대될 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증시보다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일본 등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은 대부분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리츠 지수가 증시보다 큰 폭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종합하면 우리 부동산시장 침체는 시작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해외부동산을 다수 취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면서 "코로나19로 경제위기 전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부동산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단계별 정책 수단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금융과 세재 정책을 통해 수요자를 위한 자금 지원 △신규 사업 활성화 등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주장했다. 단기적으로는 사업·생활자금 대출 목적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 채무 단기 유예 및 조정 등을 지원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3기 신도시 등 기존 계획된 개발계획을 조기에 추진해 정비·분양사업으로 주택 부족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여파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라며 "현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코로나 뉴딜'에서 도시 인근 물류인프라 확충, 저이용 부동산 용도변경, 해외기업 유턴 등에 정책적으로 지원해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경쟁력 향상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