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객 99%↓···'깜깜이' 추가 지원, 속타는 인천공항 면세점
출국객 99%↓···'깜깜이' 추가 지원, 속타는 인천공항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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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가 급감해 2003년 이후 17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23일 밝혔다. 한산한 인천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모습.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추가 감면책에 대한 소식이 1주일 넘게 깜깜이다. 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수가 전년 동월대비 99%나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절실했던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4일 유통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인천공항 내 입점한 면세점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초께 면세점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방안에는 임대료 감면 폭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5일 다섯 번째 간담회를 갖고 면세점 임대료 추가 인하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호텔신라 TR(면세) 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 각 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감면 확대 등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조속한 시일 내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기대했던 임대료 인하 등 추가지원책은 깜깜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수는 3만2646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99%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내 입점한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의 매출액은 약 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월(2500억원)과 견줘 80% 이상 줄었다. 여행객이 급감한 탓이다.

여행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면세점 매출 역시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193억원)·신라(280억원)·신세계(365억원) 등 면세점들이 납부하고 있는 임대료는 매달 833억원 수준(추정)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보다 임대료가 더 많다.

특히 이달 들어 인천공항 일평균 이용객수는 3000명 미만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최근 일부 공항 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1억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각 사마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상 상황인 만큼 업체별로 균등한 추가 지원책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20% 감면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에 내년 임대료 감면분(9%)를 포기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반면 소상공인·중소기업 운영 면세점 임대료 감면율은 50%다. 이 같은 조치는 인천공항 이용 여객 수가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최대 6개월간 이어진다.

올해 1분기 대기업 3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면세점에서만 영업손실 490억원을 내며 20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1분기 영업익이 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다.

한편 이같은 인천국제공항의 조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 국제공항들이 상업시설 임대사업자에 대해 임대료 감면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경우 2월부터 6개월간 고정 임대료 50%를 깎아주기로 했고, 태국 공항 6곳은 고정 임대료 납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1월까지 1년간 임대료 20%를 감면하기로 했다. 또 매출연동 방식으로 납부하는 사업자에게는 2022년 3월 말까지 매출 연동액만 납부하도록 했다.

미국 공항들도 앞다퉈 최소보장액 납부에서 매출연동제 납부 방식으로 변경해주거나 최소보장액을 면제하는 등 입점 업체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스페인 공항공사도 항공편 감소로 인해 운영을 중단한 터미널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면세점업계는 지난 2월부터 수차례 임대료 인하를 요청해왔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힘든 것은 똑같다"며 "대기업도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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