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이스타항공의 위기를 해소키 위해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이스타항공 대주주의 사재 출연과 기단을 축소하라는 요구는 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측은 최근 이스타항공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지난 2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임금 체불을 해소키 위해 양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뜻을 이스타항공에 전달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부터 아예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원활한 인수작업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자는 내용이었다"면서도 "대주주의 '사재 출연' 요청 등은 전혀 언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에 체불 임금 해소를 위해 사재 출연 200억원을 요청했고 이스타항공 측이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통해 60여 명을 내보냈으나 이 과정에서 퇴직금과 임금 미지급분 등을 제때 주지 못했다.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100명 안팎의 인원은 정리해고할 예정이지만 내부 반발 등이 이어지며 현재 구체적인 인원 등 세부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게 기단 축소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작업이 완료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기단을 축소하라는 등의 요구할 법적 권한은 없다"며 "사실무관"이라고 해명했다.
이스타항공의 항공기가 리스(임대) 만료 기간을 남기고도 조기 반납된 것은 임대사가 리스비 미납을 이유로 항공기를 조기 회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 4월 보유기재 23대 중 10대(7대 반납완료)를 대상으로 리스계약을 종료하고 반납 절차를 밟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달 28일 이스타항공의 주식 취득 예정일을 당초 정해진 29일에서 '미충족된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변경했다. 해외 시장 중 경쟁 제한성 평가가 필요한 태국과 베트남에 신청한 기업결합심사의 승인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탓이다. 더불어 제주항공이 발행 예정인 100억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 또한 기존 29일에서 6월 30일로 변경 공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기업결합 심사 승인 등 인수작업을 위한 미충족 선행조건들이 존재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연기했던 것"이라며 "남아있는 절차들의 조속한 처리를 통해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