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이용 형태 변화 거의 없어···"전 금융권 참여시 서비스 확대 기대"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증권사·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오픈뱅킹 도입이 오는 12월 목표로 미뤄졌다. 상반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간담회 등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제2금융권에서는 오픈뱅킹 도입 득실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서민금융기관의 오픈뱅킹을 오는 12월부터 도입하겠다고 각사에 공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2금융권의 오픈뱅킹 도입을 12월에 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올해 초만 하더라도 7월 도입으로 준비됐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미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특별참가기관 대상 설명회에서는 6월까지 전산개발을 완료하고 7월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하는 걸로 안내됐었다.
그런데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업무 자원이 금융지원에 집중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대면 간담회 등 논의마저 미뤄지면서 일정도 6개월 가량 순연됐다.
제2금융권의 오픈뱅킹 특별참가를 승인하기 위해서는 오픈뱅킹 망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금융결제원의 회원사들의 총회에서 의결해야 한다. 상반기에는 총회가 개최되지 못했으며 현재 실무차원의 논의를 진행중이다. 금결원 측은 총회가 개최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걸로 예상했다.
또 금융위원회가 주문했던 오픈뱅킹 관련 연구용역 결과도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업권 인터뷰 등이 지연되면서 결과 도출이 미뤄졌다. 연구용역 결과는 다음달 쯤 나올 전망이다.
당초 계획한 일정대로라면 금융당국은 내달 중순 쯤 오픈뱅킹 참가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특별참가금 납입과 실무협의회 구성 등 절차와 함께 각 협회·개별사들의 전산 개발이 12월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전산개발 등 변수가 있지만 현재는 12월 도입이 목표다.
금융위 관계자는 "7월 초 오픈뱅킹과 관련한 세미나를 준비 중"이라며 "논의 등을 통해 방향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일정도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은 지난해 12월 은행 16곳과 핀테크 업체 31곳의 참여로 본격 시작한 금융거래 서비스다. 오픈뱅킹망과 연결한 금융뱅킹 앱 한 곳에서 모든 은행 계좌 확인과 자금이체를 바로 할 수 있다. 지금은 핀테크 기업과 은행만 참여 하고 있어 조회·거래가 제한되지만 전 금융권이 참여할 경우 서비스는 확장될 수 있다.
다만 업권에서는 오픈뱅킹에 따른 득실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사용량 증가와 이용자의 주 사용 앱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평가가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오픈뱅킹 거래는 8392만건이 이뤄진대 비해, 6개월이 지난 5월에는 이보다 약 2배 가량 늘었다. 앱 편의성에 따라 한 곳으로 집중될 줄 알았던 이용자들도 오픈뱅킹 도입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도입 초반 대형 핀테크 기업들의 참여와 관심집중으로 오픈뱅킹의 이용이 많았지만 점차 시들해지면서 이용자들도 손에 익은 대로 기존 앱을 사용하고 있다"며 "2금융권에 오픈뱅킹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체감될 정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다 하는 서비스를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금융권이 참여할 경우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쪽도 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과 일부 핀테크 업계만 오픈뱅킹을 활용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사실상 제한된다"며 "증권, 상호금융 등 다른 업권이 함께 뛰어들면 상품이 다양해져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